This People

이재근 / 스트라스모어 고등학교 기숙사 Supervisor

캐나다 생활 10년째 입니다. 이모님이 계신 캘거리로 와 외국인 근로자 생활 4년 영주권자 생활 5년 그리고 지난 8월 2일 시민권 시험을 봤습니다. 한국에서는 아시아나 항공에서 항공정비사로 안정적인 직업을 갖고 있었지만, 대부분 이민자가 그러듯 저도 랜딩과 함께 새 직장과 새 문화에 적응하는 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캐나다에 와서 지금이 5번째 직업입니다. 감사하게도 기숙사 관리자는 지금까지 해왔던 어떤 일보다도 만족스럽습니다. 제가 맡은 기숙사는 세계 각국으로부터 다양한 환경에서 자란 고등학교 남학생들이 거주합니다. 십 대 청소년들이 부모를 떠나 모여 사는 곳이니만큼, 기숙사마다 교육청에서 정한 규칙이 있어 이를 준수하여 생활해 나가도록 지도하고 관리해야 합니다. 그렇다 보니 간혹 규칙에 어긋나는 행동을 할 경우도 있습니다. 규칙을 모르기 때문에 오는 실수가 대부분입니다. 규칙을 설명하며 주의를 주면 해결되는 문제가 대부분이지만, 일 년에 한 두 번씩은 언어의 장벽을 느끼며 혼자서 감당하기 어려운 순간들이 생기기도 합니다. 그럴 땐 동료들의 도움을 얻어 함께 해결해 나가기도 합니다. 주말에는 학생들이 수업이 없어 캘거리와 인근에 있는 다양한 체험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동료 선생님들과 토론을 거쳐 일정을 짜고 인솔도 합니다.

얼마 전 모처럼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그때 ‘더는 나는 한국인처럼은 살 수 없겠구나’라고 깨닫게 된 순간이 있었습니다. 한국은 여전히 서두르고 여유도 없었고 급해 보였습니다. 편안할 줄만 알았던 모국 방문이었는데 때론 저 스스로가 낯선 사람처럼 일방적이기도 하고 투박한 반응에 ‘왜, 저럴까?’ 하며 당황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어느새 제게도 느린 캐나다 문화가 더 몸에 배었나 봅니다. 제 업무 대부분이 학생과 대화로 해결해 나가는 상황이 많습니다. 비록 나이 어린 학생들이지만 그들의 견해를 듣기도 하고 한편으론 지켜야하는 규칙을 설명하며 이끌어 가고 있습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또 나이가 다르고 처지가 달라도 서로 이해하고 이해시키기 위해 대화하면서 원만하게 해결해 가는데 한국은 너무 빠른 것만 추구하는 듯 보였습니다. 또 한 가지, 캐나다는 한국에 비해 공평함을 더 추구하는 것입니다. 정부 또는 어느 기관이나 개인 간에서도 서로를 존중하며 상호 원만한 상황이 되도록 노력하는 것이 캐나다 문화의 장점이라고 봅니다. 지금의 한국은 어떨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예전에 제가 있었던 직장은 공군에서 함께 근무했던 선후배가 그대로 사기업 항공사 항공정비팀으로 옮겨진 환경이다 보니 직장 내에서도 내 의견이 아닌 상관의 의견이 절대적이었습니다.그런데 캐나다에서는 누구든지 누구나 자기의 생각을 말할 기회를 주고 또 들어주는
‘공평함’이 있습니다. 이런 차이들이 어느새 제 삶속에 녹아들어 있음을 한국 방문을 통해 절실하게 느끼게 되었던 것입니다. 한국에 계신 어머니께서 제 인터뷰를 가장 좋아해 주실 것입니다.
평범한 제가 인터뷰한다는 게 쑥스럽기도 하지만, 보통사람들의 평범한 이야기를 싣는다고 하시고 또한, 제 생각이 대부분 이민자가 느끼는 공통된 것이 아닐까 싶어 이렇게 용기를 내어보았습니다.

 

취재: 백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