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People

황신혁 / Urban Studies 2nd year, 캘거리 대학교

4번씩 전공을 바꾼 후 드디어 발견하게 된 ‘내가 원하던 공부’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12학년이 되자 저의 진로를 놓고 할아버지와 부모님 그리고 고모가 모여 가족회의를 열었습니다. 어려서부터 공부를 잘하던 순한 아이였기에 저에게 기대하셨던것 같습니다. 하지만, 11학년 내내 친구들과 놀기만 했던 터라 성적은 바닥이었으며 자신감도 없었습니다. 저 스스로 학벌에 따른 편견이 없다는 말과 함께, 대학에 안 가겠다는 핑계를 늘어놓았습니다. 그런 제 모습을 보신 어른들은 최선을 다해보지 않고 어찌 알 수 있느냐고 하셨습니다. 그 말씀을 듣고 12학년에는 열심히 공부만 했더니 다시 성적이 올랐고, 캘거리 대학교에 입학하여 Accounting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애초에 좋아해서 시작한 공부가 아니었기에 한 학기를 마치고 그만두었습니다.

 

그리곤, SAIT에서 Paramedical 과정을 시작했습니다. 응급차를 타고 다니면서 위험에 처해 있는 사람들을 돕고 구해주는 멋진 직업이었습니다. EMR 과정을 마치고 EMT 과정을 기다리던 중 교통사고가 있었습니다. EMT 과정을 마치고 현장에서 일하려면 5년 동안 교통사고 기록이 없어야 하는 조건이 있는데, 할 수 없게 되었다는 좌절감으로 위축되며 힘든 시간을 맞기도 했습니다.

 

학교를 떠나 이런 저런 일도 하고 한국에 가서 어릴 적 친구들을 만났습니다. 여러 환경에 있는 친구들을 만났는데 속해있는 환경에 따라 화제도 다른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학교를 다시 들어가기로 마음먹고, 건축학을 하고 싶어 SAIT의 Architecture Technologies를 택했습니다. 그런데 현장 위주일 뿐 생각했던 창의적인 일은 아니었습니다. 알아보니 캘거리 대학교의 Urban Studies(도시학)를 공부하면 도시를 계획하고 허가해 주는 일을 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멋지고 재미있는 일이란 생각이 들었고 막상 해보니 제가 원하던 공부임을 깨달았습니다.

 

성실하게 학교생활을 해 온 또래의 친구들에 비교하면 제가 한참 뒤처져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지난 시간이 후회스럽지는 않습니다. 그 시간을 보내면서 자신감도 얻었고, 제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발견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조카 에녹이와 함께

취재: 백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