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ffee Time

Coffee Time

한국을 방문 중인 가족으로부터 개나리, 진달래, 벚꽃이 만개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곳 캘거리는 아직도 영하의 날씨에 꽃망울도 안 보이는데…

 

서울 태생인 나는 봄이 오면 과거 창경원에 관한 추억이 강하게 되살아난다.

초등학교 때 창경원에서 실시된 전국 사생대회에 참여했었고, 여러 차례 부모님을 졸라 놀러 갔었는데 동물원도 있고 식물원도 있고 놀이 기구도 많기 때문이었다.

그 후 대학 시절 과학생들과 재미있는 시간을 보낸 기억도 난다.

보트도 타고 벚꽃놀이도 즐기고…. 해마다 열리던 ‘창경원 벚꽃놀이’는 실로 수많은 인파가 몰렸었다.

 

사실 한때 창경원이라 불리었던 이 이름에는 슬픈 역사가 담겨있다.

처음 이름은 수강궁으로 세종이 태종을 모시기 위해 지은 궁이었다.

60여 년이 지난 후 창경궁으로 이름을 새로 지었다.

그 뒤 1592년 임진왜란으로 궁궐이 소실되었고 여러 번 중건하였다.

오랜 세월을 거치며 수차례의 크고 작은 화재가 발생하였는데, 이 일을 계기로 일제는 1911년에 창경궁의 전각을 헐고 그 자리에 동물원과 식물원을 만들었다.

그리고는 궁궐 이름을 창경원으로 바꾸어 궁궐이 갖는 왕권과 왕실의 상징성을 격하시키고 놀이공원으로 만들어버렸다.

창경원을 창경궁으로 복원하는 공사는 1984년 시작하였고 동물원은 서울대 공원으로 옮기고 일본인이 고의로 심어놓았던 벚나무는 뽑아내었다.

 

나에게는 즐거운 추억을 불러 일으키는 곳이지만, 역사적으로 창경궁은 참으로 안타까운 시간을 지나온 곳이다.

 

발행인 조광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