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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Edmonton Journal

이웃의 도움으로 비극을 딛고 다시 일어서려는 한인 가족

작년 10월, 겨울의 찬기운이 알버타에 다시 찾아올 무렵, 에드먼턴에서 1시간 정도 떨어진 Thorby라는 동네에서 슬픈 사건이 있었다. 한국에서 온 이민자 조기윤(Ki Yun Jo) 씨가 자신이 운영하던 주유소에서 돈을 내지 않고 도망치려는 차를 막으려다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이 사건은 알버타 한인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으며, 아울러 다른 유사한 사건과 함께 거론되며 알버타 주정부에게 주유소 요금 납부 시스템에 대한 개선을 요구하는 여론을 불러 일으켰다.

이제 겨울을 지나 봄을 맞이한 그 주유소가 새로운 페인트로 단장했다는 소식이다. 사건이 벌어지던 당시에 주유소는 페인트칠이 오래되어 낙후된 모습이었으나, 이웃들의 도움으로 밝은 오렌지색을 되찾았다. 약 10년 전에 조기윤 씨가 이 주유소를 인수하던 당시의 모습으로 다시 돌아왔다. 이곳에서 작은 건축업을 운영하고 있는 론다 파이브랜드(Rhonda Fiveland) 씨는 약 5년 전에 조기윤 씨에게 주유소의 외관을 다시 칠할 것을 권유했었다고 한다. 그녀는 낮은 가격을 제시했으나 조기윤 씨는 그녀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녀는 조기윤 씨가 불의의 사고를 당한 후에야 그가 주유소 뒤에서 혼자 기거를 하고 있었고, 페인트칠을 할 만한 재정적 여유가 없음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그녀는 가족에게 무료로 페인트칠을 해주겠다고 제안했다. 그녀는 건물의 외관 벽을 끝냈으나 건물 상단도 칠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Leduc에 있는 한 가게에서 페인트를 기증한 상태이고, 그 지역에 사는 주민과 고등학생들이 6월에 칠을 마칠 계획이라고 한다. 그리고는 가게에서 오픈하우스 겸 모금 행사도 가질 계획이다.

조기윤 씨의 아들인 조성현(Sung Hyun Jo) 씨는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우리는 희망을 잃고 그저 누군가 다가와서 도움을 주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가게는 제 아버지와 가족의 전부입니다”라고 그는 말했다. 조성현 씨는 13살에 국제학생으로 에드먼턴에 왔다고 한다. 그의 부친은 당시 한국에서 유명 IT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었는데 한국의 극심한 경쟁에서 아이들이 벗어나기를 원했다고 한다. 얼마 후인 2005년에 나머지 가족이 모두 캐나다로 이주했다. 그리고는 돈을 모아서 Thorsby에 주유소를 장만했다. 하지만 삶은 그리 녹록하지 않았다. 몇 년 전에 조기윤 씨의 부인인 한명희(Meyoung Hee Han) 씨는 큰 교통사고를 당한 바가 있었고, 주유소의 보안시스템에서 알람이 울려도 조기윤 씨는 너무 지쳐 잠이 든 나머지 그걸 알아채지도 못한 일이 있을 정도였다.

아들인 조성현 씨는 대학을 졸업하고 회계 관련 일을 시작한 상태였고, 여동생인 조가영(Ka Yung Jo) 씨는 패션디자인을 공부하고 재단사로 근무하고 있었으나, 현재는 모두 직장을 그만두고 주유소 운영에 참여한 상태이다.

조기윤 씨의 죽음은 헛되지 않았다. 그의 죽음으로 알버타 주정부는 주유소에 선불 시스템을 반드시 도입하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고, 이 법안은 올 6월 1일부터 발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