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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시눅이 불어오면 초대하지 않은 편두통도 찾아온다

캐네디안 로키산맥을 타고 서쪽에서 불어오는 시눅(chinook)은 알버타에 따뜻한 기온을 선물하곤 하지만 사람들에게 불편을 안겨준다. 바로 시눅 편두통(chinook migraine headaches)이다.

지난 2000년, 캘거리 대학교 임상신경과학부 쿠크(Cooke LJ)박사 등이 연구한 논문 “시눅 바람과 편두통(Chinook winds and migraine headache)에 따르면 따르면 캘거리 대학에서 치료받고 있는 75명의 편두통 환자들로부터 자료를 모은 결과 시눅이 불어오기 전에는 편두통의 빈도가 평소보다 24%정도(8%~42%)늘어났으며 시눅이 불어오는 동안에는 19%(2%~39%)정도 늘어난 것으로 보고됐다.

▶높새바람이 부르는 편두통은 세계적인 증상 = 시눅 같은 높새바람(föhn winds)이 편두통을 부르는 것은 캐나다에서만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스위스의 경우 높새바람이 불어오면 전 국민의 30%가량이 편두통을 경험한다고 한다. 헤르만 헤세의 자전적인 소설에도 “푄(fohn) 바람이 불 기미가 있으면 그 몇 시간 전부터 남자와 여자는 물론 동물과 가축까지도 그 바람이 불어 온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푄은 산간 지대에 사는 사람들을 괴롭히고 잠자리를 곤란케 하는가 하면 관능을 어루만지듯 자극하는 불가사의한 바람이다”는 문장이 나온다.
한국에서는 높새바람이 6월 중순께 태백산맥을 넘어 불어오는데 조상들은 이 바람은 곡식을 죽이는 살곡풍(殺穀風)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산맥을 넘으면서 건조해지고 온도가 올라가는데 이 바람이 불면 한국에서도 편두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바람 전 두통과 바람 중 두통으로 나뉘어, 나이가 들수록 두통 느끼는 사람 많아 = 시눅 같은 높새바람이 불 때 두통은 바람이 불어오기 전에 발생하는 ‘바람 전 두통’과 바람이 불어오는 날 일어나는 ‘바람 중 두통’으로 나뉜다. 쿠크 박사의 같은 연구에 따르면 특정한 환자들은 바람이 불기 전에 두통을 호소했고, 다른 집단은 바람이 불어오는 날 두통을 호소했다. 오직 2명의 환자만 두 경우 모두 두통을 겪었다고 보고했다.

시눅이 분다고 해서 언제나 두통이 오는 것은 아니며, 빠른 속도의 바람이 불어야 두통이 발생한다. 시눅의 속도가 38km/h를 넘는 경우에는 두통이 일어날 확률이 최저 6%~88%까지, 평균 41%나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가 든 사람일수록 바람 중 두통을 호소하는 빈도가 높아졌지만 바람 전 두통의 경우 나이와 뚜렷한 관계가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 아직도 원인을 불분명, 수분을 섭취하고 잠을 푹 자는 수밖에 없어 = 이처럼 흔히 일어나는 높새바람 두통이지만 아직까지 원인이 분명히 밝혀진 것은 없다. 바람 전 두통의 경우 대기 중 양이온의 증가로 세로토닌에 영향을 줘 두통이 생길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긴 하지만 뚜렷하진 않다. 기온이 갑자기 오르거나 기압이 떨어져도 두통이 생기는 것은 맞지만 기압이 원인인지, 아니면 습도문제인지, 아니면 기온문제인지 조차 확실하지 않다.

편두통 전문가인 워너 베커 박사(Dr. Werner Becker)는 “두통은 보통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발생하는 문제”라면서 “식사를 거르지 말고, 물을 자주 마시며 푹 자고 카페인을 줄이면 다른 원인들을 제거할 수 있어 두통을 덜 겪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달에 4번 혹은 그 이하로 편두통을 경험하는 사람들에게는 편두통 예방약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게 베커 박사의 조언이다.

디스타임 김재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