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 못난 사람 없습니다.

작년에 있었던 일이다.
메니져가 개인적으로 할 이야기가 있으니 면담을 하자고 하는 것이다.
"일한지 1년이 되었으니 임금을 올려주려고 그러는걸까..."

이런 저런 생각으로 약속된 시간에 메니져와 만난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김씨, 미안한데 일감 부족(Shortage of work)으로 부득이 자네를 해고하게 되었네.
여기 해고 통지서(ROE)를 줄테니 EI를 신청하고 다른 회사를 알아보시게,행운을 비네.."
잠시 침묵이 흐르고 있었다.

내가 해고 당하기 전, 메니져는 2명의 새로운 직원을 구한 상태였는데,
1년 동안 열심히 일해온 나를 일감 부족으로 해고하다니 정말 황당한 생각이 들었다.
내가 뭘 잘못했다고? 내가 그렇게 무능해?
부질없는 생각으로 메니져를 탓하며 집으로 돌아왔다.

무료한 4개월이란 시간이 흐르고 있었다.
그동안 몇군데 이력서도 보내고 여기 저기 수소문해 본 결과
마침내 어떤 회사로 부터 job offer를 받게 되었다.
다행히도 그 회사 메니져는 과거 나와 함께 일한 적이 있어
나에 대해 잘 알고 있었고 바로 일을 시작할 수 있었다.

새로운 회사에서 일한지 8개월이 지나고 있다.
짧은 기간이지만 그동안 두개의 큰 프로잭트를 완벽히 끝마칠 수 있었던 것은
메니져와 나와의 강한 신뢰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메니져는 나를 업무의 중추적 역활을 하는 Core valued employee라고 서슴없이 말한다.

그렇다. 이 세상에 못난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
우리 모두는 각자의 위치에서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소중한 존재이다.
어느 누구 하나 버림받거나 소외되어서는 안되는 공동체의 일원이다.
일을 하다 가끔 힘들고 지칠 때면 나는 성서의 한 구절을 떠 올리곤 한다.

"집 짓는 사람이 버린 돌이 집 모퉁이의 주춧돌이 되었다.
(The stone that the builders rejected has become the cornersto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