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문선의 실타래

살아가는 이유 : 천천히 간다고 뒤쳐지지 않는다. 다른 길로 갈뿐이다.(빨리 빨리 중독에서 벗어나기 2부)

언 발에 오줌 누기

 

따뜻한 오줌을 맞으면 언 발이 즉시 녹아 좋을지 모르지만 이내 살갗에 묻은 오줌에 발이 꽁꽁 얼어 더 비참한 꼴을 당한다는 뜻이다. 아무리 급해도 바늘허리에 묶어서 바늘을 사용할 수 없다 등등 급할수록 돌아가야 한다고 했다. 이처럼 적절한 비유가 어디 있는가? 밥 딜런은 아름다운 노랫말로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그렇다면 삶의 지혜가 물씬 묻어나는 이와 같은 문학적 표현을 일상적으로 사용한 우리 선조들 모두 노벨문학상 감으로 손색이 없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속도를 늦추어야 할 때다.

 

주문하면 즉시 배달, 물만 부으면 요리 끝 등 시간과의 싸움을 강조한다. 모든 일이 즉시 효과가 나타나야 한다. 기다림이 허용되지 않는다. 한 통계에 의하면 현재 영국인 한 사람이 평생 약 4만정의 약, 즉 인간의 수명을 80년, 일자로 계산하면 29,200일 동안 매일 1.4정을 먹는 것이다. 우린 아프면 쉬는 것이 아니라 빨리 나아야 한다. 그러나 누구는 쉬고 싶지 않아서 일 하냐!라며 한마디로 일갈하고 일터로 향한다. 그러다 덜커덕하고 드러누울 만큼 아파야 비로서 일을 멈춘다. 아프면 병원으로 향하는 서양인들에 비해 바쁘게 사는 한국사람들은 대부분 약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병원비도 문제겠지만 병원에 가면 거의 하루를 다 소비해야 하니 바쁜 한국사람들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다. 아마도 하루 1.4정을 먹는 영국인들에 비해 의사처방능력(?)을 나름 갖춘 한국인들이 더 먹으면 더 먹지 결코 덜 먹지는 않을 것이다. 이렇듯 제 몸까지 해쳐가며 바쁘게 사는 우리들의 삶의 목표는 무엇일까? 그 목표를 위해 우린 얼마나 빨리 달려야 할까? 그렇지만 우리가 다다를 수 있는 속도의 최대치가 얼마인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바람직한 삶에 어울리는 속도, 우리 삶을 더 낫게 만드는 속도가 중요한 것이다. 그런데 삶이란 빠르고 늦고의 상관없이 삶 그 자체로써 가치를 지니고 있다. 삶의 질을 결정하는 것은 속도가 아니니 지금은 속도를 늦추어야 할 때다.

 

고도화된 사회, 설 자리 잃은 홍익인간 정신

 

1,500년경 서유럽에서 시작된 과학혁명은 이전의 그 어떤 혁명보다도 인류의 삶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았다. 인류만이 아닌 지구상 생명체의 운명마저도 바꾸어 버렸다. 그런데 왜 당시 사상과 철학의 깊이가 훨씬 높았던 중국이나, 인도 등의 아시아 국가가 아닌 서유럽에서 과학혁명이 시작되었을까?

혹시 아시아에서 과학혁명이 시작되었다면 인류역사는 또 어떻게 쓰여 졌을까 궁금하다. 과학혁명을 일으킨 서유럽인의 발길이 닿은 아즈텍 제국, 잉카제국, 마야제국은 멸망하였다. 그러나 비슷한 시기 아시아로 눈을 돌려보자. 1,405년부터 1433년까지 중국의 정화제독은 일곱 차례에 걸쳐 3백척의 배에 약3만명이 승선한 대 함대를 이끌고 인도네시아, 스리랑카, 인도, 페르시아 만, 홍해, 동아프리카를 방문했다. 말 그대로 방문이다. 그들은 정복하거나 식민지로 삼은 것이 아니라 단지 중국에게 조공을 바치게 하였다. 사실 조공은 공무역의 하나로 일방적으로 취한 것이 아니다. Give and Take 정신이 투철했다. 때로는 받은 조공보다 더 많이 챙겨서 보내기도 했다고 한다. 그래서 재정상황이 안 좋을 때는 오히려 조공을 바치러 오지 못하게 한 것이다. 그러니 1492년 콜롬버스를 뒤 이은 서양의 함대가 신대륙을 정복하고 현지인을 몰살한 것과는 비교된다. 이처럼 개인주의 정신이 팽배한 서양이 아닌 공동체 정신으로 살아 온 동양에서 과학혁명이 시작되었다면 인류사는 새롭게 쓰여졌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역사는 ~라면을 허용하지 않는다.

 

시대/ 인구/ 에너지(칼로리 소비) / 생산량(재화, 용역)

15C / 5억 / 13조 /  2,500억 달러

21C  / 70억 / 1,500조 / 60조 달러

비교 / 14배 /  115배 /  240배

<유발 하라리 사피엔스에서>

 

위 표에서 보듯이 인구는 14배 늘었지만 에너지와 생산량의 증가는 100배, 200배 이상 늘었다. 그런데 행복이 그만큼 늘었다는 조사나 통계는 없다. 단지 도표와 같이 대량생산의 한 부품이 된 인간은 더 많은 생산량을 위해 더 빠르게 일해야 했다.

 

뭐시 중요한지 알기나 혀?

 

1945년 7월 미국이 앨러머고도 사막에서 첫 원자폭탄을 실험하고, 1969년 7월 인류가 달에 첫발을 디뎠다. 그런데 이와 같은 과학혁명의 업적은 역사의 진로 변경만이 아닌 인류 역사를 끝장낼 능력도 갖추게 하였다는 것이다. 전쟁과 환경오염을 말한다. 뉴턴의 방정식에 해당물체의 질량, 방향과 가속도 거기에 작용하는 힘을 축정하면 물체의 미래의 위치와 방향을 예측할 수 있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이 더해지면 더 정확한 값을 구한다고 한다.

그런데 인간의 지식으로 세상의 근본문제를 과연 해결할 수 있을까?

사물의 미래 위치와 방향을 예측할 수 있는 지식은 첨단무기 생산이 아니라 인류가 가고 있는 미래 행복의 위치와 방향을 아는 것에 기여해야 한다. 정확과 빠름의 지식 산업은 인류의 삶을 여유롭게 만드는데 일조해야 한다. 지식의 축적은 사고의 지평을 열어 나를 돌아 보게 할 때 진정한 의미가 있다.

내 안에 내가 아주 많이 힘겨워 하고 있으니 가지고 있는 것을 훌훌 털어버리자! 특히 오랫동안 품어 온 분노와 욕심이 있거든 미련 없이 내 던지고 올 가을엔 나를 위한 휴식을 갖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