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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주신 목소리’ 조수미, 캘거리 시민들에 감동의 무대 선보여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소프라노, ‘신이 주신 목소리’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소프라노 조수미(56)씨가 캐나다를 방문, 캘거리 시민들을 감동시키는 멋진 공연을 선보이며 박수갈채를 받았다.

데뷔 32주년을 맞은 조수미는 지난 5일 7시 30분, 캘거리 시내 잭 싱어 콘서트 홀(Jack Singer Concert hall)에서 “La Prima Donna”공연을 갖고 콘서트장을 찾은 많은 관객들에게 ’신이 주신 목소리’를 선보이며 멋진 무대를 펼쳤다.

조수미씨는 지난 1988년 베르디의 오페라 ‘가면무도회’ 오디션에서 만난 전설적 지휘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1908~1989)으로부터 “이런 목소리는 한 세기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신의 선물”이라는 칭찬을 들으며 유명해졌다.

이날 단발머리에 하얀 드레스를 입고 피아니스트 제프 코헨(Jeff Cohen)과 함께 등장한 조수미씨는 헨리 비숍의 오페라 <실수연발> 중 ‘보라! 저 다정한 종달새를’이라는 곡을 부르며 무대를 열었다. 조수미씨의 특징과도 같은 정확하고도 아름다운 고음처리를 자신감 있게 소화한 그는 비발디의 오페라 <바야제트>중 ‘나는 멸시받는 아내라오’를 호소력 있는 깊은 목소리로, 이어 롯시니의 ‘알프스의 양치기 소녀’를 카나리아를 연상케 하는 발랄한 목소리로 들려주었다. 또 헨델의 오페라 <리날도>의 유명한 곡 ‘울게하소서’를 선보인 그녀는 박수갈채를 받으며 퇴장해 휴식을 가졌다.

이어 붉은 드레스에 검은 장갑을 끼고 나온 그녀가 정렬적인 목소리로 들리브의 <스페인의 노래>중 ‘카디스의 처녀들’을 부르자 장내에서는 탄식이 쏟아져 나왔다. 아당의 오페라 <투우사>
중 ‘아! 말씀드릴게요, 어머니’를 부를 때는 음계의 모든 음을 교과서적으로 보여주듯 또렷하고 선명하게 부르며 32년간 쌓아올린 기교를 관객들에게 선보였다.

2부는 캘거리에 있는 한인들을 위한 무대였다. 하얀 시스루 한복 저고리에 하얀치마, 그리고 색동 끈으로 포인트를 준 한복 드레스를 입고 조수미씨가 무대에 등장하자 객석에서는 절로 ‘예쁘다’는 탄성이 터져나왔다. ‘새야새야’, ‘가고파’, ‘아리아리랑’을 연달아 부르며 캘거리 한인들의 고국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 준 그녀는 박수갈채를 받으며 퇴장했다.

2부 두번째 순서는 그녀의 공연력을 보여준 순서였다. 하얀 드레스에 어깨뒤로 긴 천을 나풀거리며 등장한 그녀는 전율이 흐르는 고음 처리로 라흐마니노프의 ‘보칼리제’를 선보였다. 이후 피아니스트부터 부채를 건네받은 그녀는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오펜바흐의 오페라 <호프만의 이야기>중 ‘인형의 노래’를 부르며 판토마임을 곁들인 연기를 선보였다. 움직이는 태엽장치 인형처럼 공연하던 그녀가 중간중간 태엽이 풀린 듯 허리를 수그리면 피아니스트가 나와 태엽을 감아주는 흉내를 내고, 공연이 계속되면서 부채질을 자신에게 하며 음을 점점 높여가는 이 공연은 조씨가 단순히 목소리만 타고난 성악가가 아니라 연기력도 보유한 진정한 ‘무대의 프리 마돈나’라는 점을 잘 보여주는 멋진 무대였다.

 

준비된 공연이 모두 끝나자 기립박수가 쏟아졌다. 잠시 퇴장했던 조수미씨는 다시 나와 푸치니의 오페라 <잔니 스키키>의 ‘오! 나의 사랑하는 아버지’를 부르며 앵콜 성원에 보답했다. 이어지는 앵콜 요청에 조씨는 피아니스트와 함께 롯시니의 ‘고양이 이중창’을 부르며 객석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어 슈베르트의 ‘아베마리아’로 성원에 보답한 조씨는 끊이지 않는 박수갈채를 받으며 대미를 장식하고 무대를 내려갔다.
이날 공연을 마친 뒤 무대 뒤에서 만난 조씨는 “베트남에서 공연을 마치고 바로 이동한 터라 시차도 있고 갑자기 추워진 기온에 컨디션이 좋지 않아 걱정했었다. 하지만 캘거리 시민 여러분들이 너무나 공연을 즐겨주시고 기립박수로 환영해주신 덕분에 공연을 무사히 잘 마칠 수 있었다”며 관객들의 성원에 고마움을 표했다.

이날 공연을 보러 온 연아마틴 연방상원의원은 “이번 공연은 정말 찬란하게 빛나는(brilliant)공연이었다”며 “목소리를 저렇게 잘 조절하면서 노래하는 그녀는 정말 초인 같다. 무엇이 피아노 소리이고 무엇이 목소리인지 모르겠다. 같은 한국인이라는 점이 정말 자랑스럽고 조씨가 한국의 국보라는 점을 웅변하는 공연이었다”고 평했다.

캘거리 오케스트라의 안내를 받아 동료들과 함께 공연장을 찾았다는 로쉘르 라비노비츠(Rochelle Ravinovitz)씨는 “매우 맑고 높은 음색을 가진 그녀의 사랑스러운 목소리를 감상할 수 있어 정말 기쁜 하루였다”며 “그녀야 말로 진정한 프리 마돈나”라고 극찬했다.

또한 20년전부터 조수미씨의 열렬한 팬이었다는 캘거리에 거주중인 최미선씨는 마지막 조수미씨가 공연장을 떠날때까지 후문에서 기다려 결국 싸인을 받아내기도 하였다.

이날 공연을 마친 조씨는 밴쿠버로 건너가 지난 7일 공연했으며, 오는 12일에는 에드먼턴의 윈스피어 센터에서 공연을 가질 예정이다.

 

 

디스타임 김재현 리포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