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People

김헌태 / 정신과 전문의, 아동청소년 정신과 전임의 (펠로우)

위니펙에서 의대를 졸업 후 토론토에서 정신과 레지던트 과정을 공부하다 소아(아동청소년) 정신과에 흥미가 생겨 좀 더 깊이 있게 공부하고 싶어졌습니다. 도시마다 정신과를 접근하는 방향도 달라 다각도로 공부할 수 있는 장점도 있지만, 한 번도 살아본 적이 없는 곳에 가서 지내면 더 좋겠다 싶어 2년 수련 과정을 위해 캘거리에 왔는데 생각 이상으로 좋습니다. 지난 6월, 일반 (성인) 정신과 전문의 자격을 획득했고 내년 6월이면 소아정신과 수련을 마칩니다.

의대 과정 중 여러 과를 공부하면서 어느 것 하나 흥미를 잃은 적이 없었으나, 주제를 못박듯이 하나로만 정의할 수 없는 정신과에 묘한 매력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확정되지 않은 주제로의 접근은 어렵고 불확실한 면이 있지만, 오히려 그것에 더 흥미가 생겼을 뿐 아니라, 환자와 오랜 시간을 두고 관계를 쌓아갈 수 있다는 점도 좋았습니다. 게다가, 한인 사회에서 정신과를 선택하는 경우가 드물어 ‘그럼 내가 한 번 해보자!’라는 생각도 있었습니다.

막상 의학 공부를 해보니 의학은 과학이라기보다는 종합예술에 더 가까운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정신과를 공부해 보니 더 그렇습니다. 의학은 과학이지만 그 과학을 사용하는 방법이나, 연구결과를 적용하여 환자마다 각기 다른 처방을 결정하는 과정을 살펴보면 의술은 곧 아트(Art)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의대를 진학해 보니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던 사람들이 의학 공부를 하기 위해 학교로 돌아온 것을 봤습니다. 오페라 가수로 이름을 날리던 사람, 요리사, 또는 비행기 조종사를 하던 사람도 있었는데, 그들은 이전의 경험을 통해서 생각하거나 접근하는 방식이 저마다 달랐습니다.

저도 성장기에 다양한 경험을 쌓았던 것이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초등학교 시절, 꽃꽂이 하시던 엄마를 따라 다니다가 꽃꽂이 학원에 오래 다니면서 전시회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그 당시는 학교 공부에 흥미가 없어 공부를 잘하는 학생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캐나다에 와 중학교에 입학한 후부터 학교가 재미있어지고 차츰 공부에도 자신감도 붙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맥메스터 대학에서 주최했던 Shad Valley Camp에 참가하여 전국 각지에서 온 친구들을 만났는데, 그 친구들과 함께 공부하고 싶어 대학 선택도 하게 되었고, 결국 친구 따라 의대도 진학하여 의사가 되었습니다.

대부분 정신과 치료받으러 다닌다는 말을 타인에게 알리고 싶어 하지 않으니, 정신과 의사는 환자들로부터 환영 받지 못하는 의사라는 우스개 말도 있습니다. 한인 사회에서도 이민 후 급변하게 된 여러 가지 요인으로 인해 심한 스트레스와 우울증 등 정신 질환을 겪는 분들을 보았습니다. 그 분들에게 좀 더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또한, 한인청소년들이 두뇌 건강에 치명적인 약물이나 정신 건강을 악화시키는 행동들에 빠지지 않고 건강한 심신으로 성장해 갈 수 있도록 계몽하고 교육할 기회도 기다리고 있습니다.

 

취재: 백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