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People

류주현 / Events and Communication Assistant @ University of Calgary

호텔경영학과 전공으로 대학교를 졸업한 후 한국을 떠난 지 어느덧 20년이 되어갑니다. 나고 자란 한국
을 제외하고 가장 오래 살고있는 곳이 캘거리라는 사실을 이번 인터뷰를 하면서 깨닫게 되었습니다. 교육열이 높으셨던 아버지 덕분에, 한국에서 대학을 이미 마쳤지만, 스위스 Ecole Hotelierede Lausanne에서 다시 한번 호텔 경영을 공부하고 졸업했습니다. 그 학교에서 공부하기 전 먼저 영국으로 가 1년 동안 영어 실력을 키웠습니다. 스위스에서 졸업장을 손에 쥔 후에는 두바이 5성급 호텔에서 호텔리어로 일했으며 아랍에미리트 항공 두바이 본사에서도 일할 기회를 얻어 회의 조직과 진행을 맡아 일했습니다. 성공을 향해 일에만 매달려 살던 어느 날 직장 동료가 캐나다로 영주권을 신청해 아내와 함께 떠난다며 제게도 한 번 가보지 않겠냐고 권하였습니다. 그때만 해도 캐나다로 가가야겠다는 생각보다는 ‘혹시라도’라는 생각에 친구를 따라 영주권을 취득해 놓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사는 게 더 자연스러운 내가 한 곳에 너무 오래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게다가, 새벽에나 끝나곤 하던 과중한 업무에 지쳐가기 시작했고 여자로서 두바이에서 6년을 살다 보니 답답한 느낌도 들어 미련 없이  사표를 던지고 캐나다로 훌쩍 떠나 왔습니다.

캘거리에 와 평생 짝을 만나 결혼하여 가정을 꾸리는 행운도 생겼고 일 외엔 관심도 없던 제가 동물 보호소에서 애완견도 입양하여 돌보고 있습니다. 이 애완견은 입양한 후로 다리 수술만 4차례를 해야 했습니다. Jack Russell Terrier라는 사냥 개종으로 움직임이 아주 많은 종입니다. 그래서, 온종일 혼자 집에서 지내다 제가 퇴근하면 산책하러 나가자며 현관문 앞에서 먼저 기다리고 있습니다. 개의 이름은 요시(Yoshi)인데, 요시가 친구와 만날 수 있도록 개공원에 다니면서 알게 된 동네 아줌마들도 있습니다. 개공원에서 만난 이웃 아줌마들과 개를 주제로 한 이야기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이런저런 정보도 나누는데 이런 상황들이 마치 신세계처럼 재미있습니다. 다음 날 도시락 준비도 하고, 설거지에 청소, 빨래를 마치면 어느덧 시간은 밤 10시가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런 일상에서 얻게 되는 소소한 즐거움은 예전 성공을 추구하며 일에만 매달려 살던 제가 상상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두바이에서 경험했던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환경에 비하면 캐나다의 삶은 지극히 평범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오롯이 나를 위해 시간을 할애하며 예전에는 미처 깨닫지 못했던 일상의 여유로움을 만끽하며 살고 있습니다. 지금은 호텔리어의 바쁜 업무에서 벗어나고 싶어 전혀 다른 일터인 캘거리 대학교로 옮겨 행사와 회의 진행을 돕고 있습니다. 어느덧 캐나다 생활 9년째입니다. 캘거리가 제 삶의 마지막 정착지가 될는지 아직 알 수 없지만, 점점 이곳의 생활에 빠져들고 있는 것만은 확실합니다.

 

취재: 백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