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ffee Time

Coffee Time

가을 없이 문득 들이 닥친 겨울.
뒷마당의 앙상한 가지를 보며
오헨리의 마지막 잎새가 떠올랐다.
그리고 여러 시인들의 시도 스쳐 지나갔다.

그 중 ‘청포도’라는 시로 잘 알려진 이육사 시인이 머릿 속을 맴돌았다.
이육사 시인은 퇴계 이황의 후손으로 본명은 이원록이다.
일제 강점기 시절 조선일보에 처음 시를 발표할 때는 이활이라는 필명을 썼다.
수없이 감옥을 들락날락했던 그의 첫 대구 형무소 수인번호 264라는 숫자를 그 이름에 썼다는 말이 있지만, 그 속내는 여러 가지 뜻을 담고 있다.
시인의 원래 의도였던 일제 강점기의 역사를 도륙낸다는 의미도 있고,
어쩔수 없는 당시 상황을 체념하는 의미로 “고기먹고 설사한다”라는 ‘肉瀉’를 담기도 했다.
최종적으로는 역사를 평탄케 하는 노력에 몸을 던진다는 의미로 다소 온건한 ‘陸史’를 썼다고 한다.
전자가 자신이 겪어야 했던 현실에 대한 분노라면 후자는 ‘그래봐야 별 수 없다’는 냉소가 아니었을지….

누구에게나 힘든 시절이 있을 것이다.
앙상한 가지 마냥, 마치 나홀로만 남은 것 처럼

나는 무슨 뜻을 담고 살아가고 있는가
오늘은 가지가 유난히 쓸쓸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