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People

조완재 / 캘거리 대학교 Biomedical Science 전공 3학년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나니 뭔가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어졌습니다. 그러나, 어디서 무엇을 해야 할 지 알 수 없어 학교의 Guidance Counsellor를 찾아갔습니다.

그 상담 선생님으로부터 안내를 받고 1학년부터 다운타운에 있는 Distress Centre에서 자원봉사를 시작했습니다. 그곳에서 제가 하는 일은 삶의 의욕을 상실한 분들이나 마음이 우울한 분들과 전화나 문자 메시지로 대화를 나누며 위로해 드리는 것입니다. 내면의 깊은 골짜기에 빠진 분들의 얘기를 들어주는 것이 절대 쉽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한 두시간 정도 통화를 마친 후 ‘고맙습니다.’라며 말씀해 주시곤 하는데, 그 말 한마디가 저의 모든 피로를 깨끗이 사라지게 하며 보람을 느끼게 합니다. 그분들의 ‘고맙다’는 표현이 얼마나 절박한 심정으로부터 나온 말인지 짐작하기에 ‘진심’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지금도 이곳에서 매주 5시간의 자원봉사를 계속하고 있는데 어느새 5년이 되어갑니다. 그러다 보니 마음의 상처가 깊은 그분들께 무언가 더 해드리고 싶은 마음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자원봉사자로서 할 수 있는 것에 한계를 느꼈고 전문적인 지식도 부족하여 아쉬웠습니다. 좀 더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도움을 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정신과 의사가 되기로 진로를 결정했습니다. 그래서, 대학을 졸업한 후에는 알버타 대학교나 캘거리 대학교의 의과대학 진학을 놓고 준비 중입니다. 알버타 대학교는 4년 과정인 데 비해 캘거리 대학교는 3년 과정이라서 선배들에게 물으니 다들 자신들의 학교가 좋다고 합니다. 어느 쪽이든 졸업하면 가능한 학교로 입학하고 싶습니다.

돌아보면 7살 때 부모님과 함께 캘거리에 이민 온 이후, 초등학교에 입학했을 당시 제가 겪었던 어려움으로 인해 저도 타인의 어려움을 더욱 공감할 수 있게 되었고 결국 진로 결정에까지 이어진 것은 아닌가 생각됩니다. 당시, 이민 온 직후 이곳의 문화도 몰라 난처한 상황에 놓인 적이 다반사였는데 다 영어를 한마디도 하지 못하니 친구들과도 어울리지 못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초등학교 2년부터 4학년이 될 때까지 학교에 가면 고개를 떨구고 책상 위에 놓인 책만 바라보며 시간을 보내곤 했습니다. 학교 가기가 정말 싫었지만, 다행히도 부모님의 따뜻한 사랑 덕분에 버틸 수 있었고 4학년 때에 만나게 된 Dr. Jackie Seidel 담임 선생님의 지도로 밝고 쾌활한 학생으로 거듭날 수 있었습니다. 이번 한인 장학금 수상자에 선정되었는데, 장학금 신청을 위해 썼던 에세이 속에도 이 선생님에 대한 감사를 표현했습니다.

Dr. Jackie Seidel 선생님의 친절과 관심이 굴속에 빠진 것 같던 저를 세상 밖으로 이끌어주셨고 이렇게 굳건하게 이겨낼 수 있도록 해 주셨습니다. 저도 그 선생님처럼 누군가 자신감을 회복하고 세상 밖으로 나와 건강한 사회인이 될 수 있도록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 115호 전성준(에드먼턴 Jun’s Bakery)을 전상준으로 정정합니다.

 

취재: 백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