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People

최미자 / 캘거리영락교회, 여전도회장

2001년 캘거리로 이민 왔습니다. 이민 온 이후 한인으로서 한인 사회에 마음으로는 애정을 갖고 있어 왔습니다.

그러던 중 올해 한인의 날 행사에는 교역자협회에서 음식 판매를 맡았는데, 제가 다니는 영락교회에서는 육개장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한인회로부터 400인분을 준비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지만, 평소 그만한 양을 해 본 적이 없으니 처음엔 막막했습니다. 그럼에도 여전도회분들과 함께한다면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준비를 했습니다. 여전도회원들에게 레시피를 물었더니 4가지의 서로 다른 레시피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중 육개장이 익숙한 우리에겐 친숙한 재료이지만 이곳 사람들에겐 낯선 고사리를 빼기로 했습니다. 재료비의 부담도 물론 있었지만 누구에게나 맛있는 음식이 되기를 바래 토란대와 숙주, 대파 등 비교적 맛과 향이 무난한 재료만 넣기로 하고 저희들 나름대로 새로운 레시피를 만들었습니다. 400인분을 주문 받았으나 음식은 정을 나누는 것이니 육개장을 사는 분들에게 너무 야박하게 주지 말고 넉넉하게 드리고 싶어 500인분의 재료를 준비했습니다.

영락 교회는 100여 명의 교인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가정 수로 치자면 규모가 그다지 크지 않은 교회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린 자녀를 둔 젊은 교인들도 함께 나서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서양 교회를 빌려 오후 예배를 드리고 있기 때문에 음식 냄새가 많이 나는 육개장을 하기 위해 그 교회의 부엌을 사용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함께 모여 음식을 만들만한 형편이 안되니 힘을 보태 준다고 나섰던 10가정이 50인분씩을 각자의 집에서 만들어 오기로 했습니다. 여기저기 열심히 발 품을 팔며 재료 구매를 하여 알뜰하게 장보기도 마쳤습니다. 고기부터 토란대 등 모든 재료를 10 등분 하여 각 가정으로 나눠주고 판매할 그릇에 물을 담아 물의 양을 측정해 알려주었고, 따로 만든 레시피도 카톡방에 공유했습니다. 처음 시도해 보는 거대한 양의 음식이었지만 다들 즐거운 마음으로 동참해 주었습니다.

행사 당일 바람도 불고 날씨가 쌀쌀했던 이유로 육개장이 인기를 더 끌었던 것 같습니다. 저희들이 만든 육개장은 남지도 모자라지도 않고 모두 판매되었고, 행사 후 티켓을 계수해 보니 333장이 모였습니다. 333명에게 500인분의 음식을 나누어 드렸던 것입니다. 그날 음식 준비와 판매를 위해 기꺼이 수고에 동참한 우리 여전도회원들 모두 하나님께 받은 사랑을 이 사회로 흘려 보내자며 행동으로 실천한 것이기에, 우리의 정성과 마음이 그만큼 전달되었다고 믿습니다.

 

취재: 백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