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People

박세홍 / KORALTA AGRI 대표

한국에서 살 때는 외국 기업으로 한국에 유통사업을 하던 회사에서 일했습니다. 그러나, 캐나다로 가서 광활한 대지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고 싶다는 생각을 품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위니펙에 있는 농기계 회사에서 취직할 수가 있게 되었고, 2013년 10월 캐나다로 왔습니다. 2개월 동안 교육을 받은 후 알버타 북부의 Vegreville로 옮겨와 농기계 제작부에서 일했습니다. 매일 3시면 칼퇴근하는 생활이 되면서 시간의 여유가 많다 보니, 농업과 관련한 세미나를 수소문해 퇴근 후 참석도 하고 혼자 이런 저런 자료도 찾아가며 공부도 해 가며 캐나다의 농업과 농장 운영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3년 동안의 회사 생활을 정리하고 농업에 직접 뛰어들기로 결심을 굳히고 나서, 알버타 남부 한 농과 대학 교수와 이메일로 궁금한 것을 묻기도 했습니다.  그 교수님은 제가 한국인임을 알고는 알버타에 농업을 하고 있는 한인이 있다며 한 분을 소개해 주었습니다. 그렇게 알게 된  그분으로부터 많은 격려와 조언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 분은 알버타에서 가장 큰 콜리플라워 농장을 운영하시다 지금은 은퇴하신 이영수 사장님이십니다.

농과 대학 교수와 이메일을 주고 받으며 한국 채소 재배을 하기 위한 여러가지 지식과 정보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한국 채소인 배추와 무를 심고 싶었기 때문에, 한국과 위도, 경도 그리고 기후까지도 비슷한 조건을 갖춘 지역을 찾아야 했습니다. 한국과 토질도 닮아야 하고 거기에 병충해 피해의 이력이 있는지도 따져 찾아보니 버뎃(Burdett)이란 작은 마을이 조건에 가장 근접했습니다. 또한, 농장 운영에 있어서는 무엇보다도 주변 농장주들과 친분을 쌓고 협조를 얻는 것이 필요한데, 지극히 폐쇄적인 그들의 특성 때문에 쉽지 않았습니다. 다행히도 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알게 된 인맥을 통해 그 지역 핵심 인물 중 한 명을 알게 되어 그로부터 도움도 받게 되었습니다.

지난해 9월부터 알버타 정부의 협조를 얻고 대지 소유주로부터 16에이커의 땅을 빌려 농사를 위한 컴퓨터 장비와 티봇(물과 거름을 주는 거대한 기계로 컴퓨터 조작에 의해 양 조절이 가능하며 바퀴로 움직인다.)까지 세팅을 마쳤고, 드디어 올해 초 배추와 무를 심고 시범농사에 들어갔습니다. 햇빛양이 많았던 올해는 생각보다 배추와 무가 더 빠르고 크게 자랐습니다. 덕분에, 비씨주와 알버타 한인 그리고 중국인들에게 배추와 무를 저렴한 가격에 공급할 수 있었고 더러는 직접 농장에 와서 뽑아 가시기도 했습니다. 이제 방법을 터득했으니 내년에는 크기도 적당하고 맛도 좋은 채소를 생산할 자신이 생겼습니다. 여기서는 모든 농사일을 기계로 하므로 굳이 현장에서 지낼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두 달에 한 번씩 수확하거나 점검을 위해 현장에 내려가곤 합니다. 오히려, 비씨주와 알버타 샤스카츄완으로 유통을 위해서는 캘거리에서 지내는 기간이 더 많습니다. 지금은 날씨가 추운 겨울이라 알버타 그린하우스 농사의 약 80%를 담당하고 있는 래드클리프(Redcliff)라는 마을에서 청경채 수경재배를 하고 있습니다.

농업을 시작해 보니, 중국이나 일본 이민자들은 상당수가 농업에 뛰어들어 대기업까지 가담한 기업형 농업을 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들은 농산물 생산량과 가격까지도 이익을 계산해 가며 조절하고 있습니다. 알버타에서 한국 채소로 농사를 시작한 것은 제가 처음입니다. 한인 사회의 많은 이민자가 개인 비즈니스에 우선적으로 관심을 갖고 시작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한 해 농사를 지어보니 기대이상으로 수확도 좋고 수익성도 높을뿐 아니라 넓은 대지를 이용해서 할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도 잠재되어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농업은 광활한 땅의 소유주가 될 수 있는 가능성도 있어 이재에 밝은 중국이나 일본 이민자들의 경우에는 투자 목적으로 농사에 뛰어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바라건데, 앞으로  많은 젊은 한국 이민자도 농업에 관심을 갖기를 바라며, 우리 한인도 농업계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취재: 백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