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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진 / CJ Auto Service 운영

제가 자동차와 인연을 맺은 지 어느덧 40년이 되어갑니다.

자동차가 흔하지 않던 70년대, 대학생이 자동차를 운전할 줄 안다는 것은 더욱이나 드문 일이었습니다. 저와 자동차의 인연은 아버지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일제강점기엔 독립운동을 하셨고 독립 후엔 야당으로 제헌 국회의원이 되셨으며 제3대와 제5대 국회의원을 지내셨습니다. 당시 아버지께서 타고 다니시던 자동차가 있었는데, 그 덕택에 운전도 배울 수가 있어 운전병으로 입대까지 하게 되었고, 군기가 세기로 유명하던 운전병 정비부서에서 3년을 지내며 자동차 정비를 배웠습니다. 제대 후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후에는 한라중공업의 중장비부서에서 15년을 근무했는데, 그때도 군에서 배웠던 자동차 정비를 잊고 싶지 않아 타고 다니던 자동차 수리도 스스로 하였고 급기야는 자동차 정비 1급 자격증까지 취득하였습니다. IMF 위기로 인해 회사가 어려워지자 과감히 사표를 내고 해외로 이주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해외로 눈을 돌리게 했던 것 중 하나는 호주에 이민 가 있던 처남의 영향도 있었으나, 중학교 시절 했었던 펜팔이 더 크게 작용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당시 펜팔클럽을 통해 미국 위스콘신주에 있던 한 여학생과 펜팔을 한 적이 있는데 태평양 너머에 있는 미대륙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또한, 팝송을 좋아하여 이어폰을 끼고 다니며 듣곤 했는데 그때부터 다른 문화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이민 병도 시작된듯 싶습니다.

퇴직하고는 호주에 이민 가 살고 있던 처남댁에서 1년간 머물며 자동차 정비 일을 했습니다. 그러다, 미리 신청해 두었던 캐나다 이민 심사가 최종 합격하였다는 연락을 받고 한국으로 돌아와 가족과 함께 캘거리로 오게 되었습니다. 갓 이민와서도 많은 이민자가 영어 실력 향상을 위해 ESL 코스를 선택하곤 하였지만, 저는 그냥 부닥쳐 보자는 마음으로 여기 저기 이력서를 내 보았습니다. 그동안 영어 공부를 꾸준히 했던 덕분에 어느 정도 의사소통은 가능하였는데 그 때문에 더 적극적으로 직장도 구할 수 있었다고 봅니다.

캐네디언 타이어에 정비사로 취직되어 3년쯤 일하다 보니 회사 측에서는 Journeyman 자격증을 취득하도록 기회를 제공해 주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혼다 자동차로 옮겨갔던 매니저 한 분이 저를 찾아와 혼다에서 함께 일해보지 않겠냐며 물어왔습니다.

그렇게 혼다와 인연을 맺고 10년 간 일해오다 지난 2013년 사직하고 개인 사업자의 길에 나섰습니다.

또 다른 시작을 한 셈입니다. 그러나, 자동차와 함께 청춘을 보낸 저는 지금도 자동차 수리를 하고 있으며 고객께서 요청하시면 댁으로 직접 찾아가 서비스하기도 합니다. 이제 제2의 고향이 된 캘거리에서 자동차를 통해 인연을 쌓기도 하며 더러는 제가 믿는 예수님을 소개하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취재: 백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