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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봉 / 성악가

지난해 가족과 함께 자동차 여행하며 캘거리에 잠깐 들를 기회가 있었으니 올해는 두 번째 방문인 셈입니다. 미국과 캐나다를 다니면서 느끼는 거지만, 두 나라 모두 여러 가지로 축복받은 땅이지 않나 싶습니다.

작년 캘거리에 왔을 때, 학창 시절부터 존경해 오던 윤소연 선배를 25년 만에 만날 수 있어 얼마나 반가웠는지요. 그런데 올해 콘서트를 연다는 소식을 듣고 기꺼이 동참의 뜻을 전했습니다. 존경하는 선배와 한 무대에 선다는 것이 무척 기대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 이 콘서트의 수익금이 선교사님들을 후원하는 데 모두 쓰인다고 하니 더욱 의미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바쁜 일정으로 인해 오래 머물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연주 다음 날 주일 오후에는 밴프 시내 구경도 하고 미네완카 호수도 들러 보았습니다. 저녁 6시에는 밴프 한인교회 예배에 참석하였는데, 예정에 없던 특송을 하게 되었습니다. 갑작스레 결정된 것이어 복장을 갖출 겨를이 없었던 터라, 성가대 가운을 빌려 입고 했는데 오히려 마음이 더 차분해 지며 더 큰 감격과 감사한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이번 콘서트를 통해 기대 이상의 결실을 보았다고 들어 저의 마음도 뿌듯합니다. 이번 연주회에서는 연주자이면서 동시에 주최자이기도 한 윤소연 선배와 가까이 지낼 시간이 많아 준비과정을 좀 더 가까이 볼 기회가 많았는데, 윤소연 선배와 박현미 반주자께서 최선을 다해 노력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특히, 행사를 이끌다시피 했던 이환희 씨께서 얼마나 철저하게 준비하셨는지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에드먼턴에서도 연주회가 있다고 들었지만, 저는 아쉽게도 미국에서 연주회 일정이 있어 부득불 돌아와야 했습니다.

3월 28일에는 뉴욕 맨해튼 Kaufman Music Center Merkin Concert Hall에서 열린 삼일절 100주년을 기념하는 한국가곡 음악회(뉴욕한인회, 한국문화원, Korean Music Foundation 공동주최)가 있었고, 4월과 5월에도 시카고에서 연주회가 계속되며, 6월 메릴랜드에서 열리는 구노 장엄미사 연주에 베이스 솔로를 맡았고, 7월에는 시카고 다운타운 Roush Hour Concert에 참여합니다. 9월에는 미네소타에 갑니다. 김병문 박사님과 한인들이 함께 매년 한국전 참전용사들과 가족들을 초청하여 행사를 열고 공연을 하는데, 저는 여러 해 참석해 오고 있습니다.

이렇듯 제 연주회 일정은 일년을 꽉 채우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한 가정의 가장이며 직장인, 그리고 성가대 지휘자이기도 합니다. 바쁜 스케줄을 감당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것도 축복이라 여기며 살고 있습니다. 18년 전 미국에 도착하여 처음 몇 년 동안, 지금 돌아보면 그리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신분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마음 고생을 한 적이 있습니다. 모든 게 해결되고 난 후로는 연주회를 통해 제가 받은 축복을 나누며 살아야겠다고 결심했으며, 하나님께서 제게 주신 사명이라 여깁니다.

캘거리는 선배가 있어서 그런지 좋은 곳이란 느낌이 있습니다. 귀한 분들과 의미 있는 일을 함께할 수 있어서 보람을 느끼며, 기회가 된다면 캘거리를 다시 찾고 싶습니다.

 

취재: 백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