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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준 / 썸 대표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게 인생이라고들 말씀하시는데 어찌 보면 제 삶도 그러지 않나 싶습니다. 2012년 워홀러로 캘거리에 올 때만 해도 비즈니스를 운영하리란 계획은 없었으니까요.
다만, 한국을 떠나 새로운 곳, 새로운 환경에서 살아보면 어떨까? 라는 막연한 생각뿐이었지요.

가장 먼저 일자리를 얻었던 한국 음식점 그리고 이어진 일식 레스토랑. 그렇게 다양한 음식점에서 일하게 되자 같은 재료로 서로 다른 맛을 낼 수 있는 요리가 흥미롭게 여겨졌습니다. 영주권을 얻기까지 근 4년 음식업소에서 일하게 되었는데, 좀 더 적극적으로 음식을 배울 수 있던 절호의 기회이기도 했습니다. 그런 한편으로는 비즈니스를 직접 운영해 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기도 했지만, 생각만으로 가능한 것은 아니었기에 속으로만 간직하고 있었지요. 뜻이 있으면 길이 있다고 했는데, 영주권을 받은 몇 개월 후 썸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비즈니스를 가능하게 했던 일등 공신으로 아내를 꼽을 수 있지만, 주위 분들의 적극적인 도움이 없었다면 결코 가능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가게를 인수하는 과정에서도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주셨던 고마운 분들이 있었으며 그것은 곧 서로의 깊은 신뢰가 있었기에 가능하였음을 깨달았으며, 노력하는 것은 비즈니스를 시작하는데 가장 기본 덕목 중 하나에 불과한 것임을 깨닫기도 했지요.

우리 가게 손님은 간혹, 한인 친구를 따라서 왔다 단골이 된 다른 커뮤니티 분들도 있긴 하지만, 대부분이 한인 젊은 세대입니다. 그런데, 지난 크리스마스 때는 한 서양인 손님이 그동안 좋은 음식과 분위기를 제공해 주어 고맙다며 저희 직원 모두에게 기프트 카드를 선물해주었습니다. 손님이 음식점에 찾아와 선물을 준다는 것은 경험하지도 듣지도 못했던 뜻밖의 일이어서 당황하였지만, 한편으론 그동안 정성을 다해 손님을 대접하려 했던 마음이 전달된 것 같아 뿌듯하였지요.

학교를 졸업 하고 한국에서 약 6개월 동안 직장에 다닌 적이 있습니다. 그때, 직장 선배들이 매일같이 야근하며 일에 파묻혀 살면서도 생활은 늘 그만그만한 모습을 보고선 “난, 다르게 살아야지” 결심하며 캐나다로 왔는데 지금 저는 그 선배들보다도 더 바쁜 삶을 살고 있습니다.
썸에는 5명의 직원이 있는데, 영주권자도 있고 워홀러도 있으며, 제가 워크 퍼밋을 제공해 준 직원까지 모두 20대입니다. 20대에 캘거리에 왔던 저는 30대 중반이 되었고요. 비즈니스를 하면서는 이전에 미처 알지 못했던 무수한 책임이 뒤따랐고, 좋아서 하는 비즈니스임에도 힘든 순간들은 어김없이 찾아오기도 하였지요. 그렇지만, 제 곁을 지켜주는 아내가 있어 지금까지 잘 극복하며 지내왔습니다.

앞으로는 썸이 한인들만의 공간이 아닌 타민족 손님에게도 친숙한 공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또한, 한인분들께 더욱 행복한 공간을 제공해 드리기 위해 새로운 컨셉의 음식점도 계획 중이니 지켜봐 주시길 바랍니다.

 

취재: 백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