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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은 / Senior Air & Energy Specialist @ Suncor Energy

한인 행사에서 얻을 수 있는 즐거움 중 하나로 종종 실력 있고 능력 있는 한인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이번 한인합창단 10주년 기념 음악회 리셉션에서도 역시 많은 분을 만날 수 있어 반가웠는데 그중 합창단 총무로 활약하고 있는 백종은 씨가 있었다. 디스피플에 출연해 줄 것을 권하자 한인 사회에 아무것도 한 게 없는 평범한 시민에 불과하다며 그는 단번에 인터뷰를 고사하였다. 그러나, 디스피플은 보통 사람들의 사는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고 우리 모두 각자의 삶에서 빛나는 주인공인데, 그중에서도 백종은 씨의 활약은 한인 사회 발전에 밑거름이 되고 있다고 하자 마지못해 인터뷰에 응해 주었다. 그러면서도 이메일 답글 첫머리를 ‘우선 미천한 저에게 합창단의 한 봉사자라는 이유로 한인 사회에 글로써 소개해 주셔서 ThisTime 에 감사한 마음 전합니다. 기쁘고도 두려운 마음입니다’라며 겸손을 표하였고 정성을 다해 질문에 응해 주었다. 백종은 씨는 이민자로 와 17년간 Suncor Energy 회사에서 근무하며 중추 역할을 해 오고 있다. 자칭 ‘악보도 못 보는 무식이’의 합창단 활동을 소개하고 엔지니어로서 백종은 씨에게 궁금한 점은 디스타임 웹사이트 ‘기획·연재/디스피플’을 통해서 계속된다. 또한, 웹사이트에서는 엔지니어가 되고 싶어 하는 젊은이들 그리고 미래를 위해서 젊은이들은 무엇을 하면 좋을지 그의 조언도 이어진다. 이번 인터뷰가 젊은 한인 엔지니어 그리고 엔지니어가 되기를 바라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현재 하는 일은

본사 환경공학 부서에서 Senior Air & Energy Specialist로 일하고 있습니다. 사내 타이틀은 수시로 바뀝니다. 오일샌드 및 정유시설 등 모든 사업장에 Air Quality 및 기후변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기술 및 전략 구축 등 다양한 부문에서 수행합니다. 선코에서 17년째 근무하고 있습니다.

 

캐나다 캘거리엔 1998년 3월 처음 도착했습니다.

한국에서 박사 학위 후 석유화학 업체에서 6년 근무하고 캐나다에 왔습니다. 처음엔 캘거리 대학에서 포스닥/연구원으로 약 3년을 지내다 선코 오일샌드에 첫발을 디딘 후, 10년간 Fort McMurray 현장에 있다가 2012년에 본사 Sustainability 팀에 합류하면서 합창단에 가입했습니다.

 

합창단 활동과 나의 삶

캘거리로 귀향한 후 삶에 변화를 추구하기로 결심하고 자전거 출퇴근으로 육체를 단련하고 은퇴 후까지 할 수 있는 취미생활을 찾고 있었던 차에 지인 소개로 합창을 시작했습니다. 생전 처음 합창을 시작했습니다. 육체적 정신적 균형을 이룰 수 있어 좋습니다. 합창단 총무로 활동한 지는 약 5년 정도 됩니다.

 

 

10주년 기념 공연 연습 과정 연습 도중 기억나는 에피소드

제가 음악을 제대로 공부한 적이 없어 악보 읽는 것조차도 잘하지 못합니다. 맘먹고 공부하면 금방 터득 할 수도 있겠지만 게으름을 피우는 바람에 아직도 자신이 없고요. 그것 때문에 지휘자가 합창단을 관중에 소개할 때 저의 무식함을 곧잘 공개합니다. 악보도 볼 줄 모르는 무식이가 있는데도 이렇게 좋은 화음을 낼 수 있다고 선전해 댑니다. 다른 단원들께 용기를 북돋을 때도 저의 무식이 소재로 동원됩니다. 그만큼 좋은 합창단의 요건이 음악적 지식이나 특출한 개인기가 아니라 개개인 열정, 소리에 있어서 남에 대한 배려 그리고 인내를 통해 새로운 음을 만들어낸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겠지요? 이런 무식이기도 하는데 악보를 볼 줄 아는 대다수 단원은 얼마나 자신감이 넘쳐날까 생각하면 뿌듯합니다. 이젠 지휘자님이 무식하다고 하면 기분이 오히려 좋습니다.

 

이번 공연에서  기대했던 것은 없었습니다

어떤 일이든 기대하면 실망이 생깁니다. 다만 모든 이가 즐겁게 고생하고 공연 후에 느낄 성취감과 얻게 되는 자신감이 일상에 활력이 되면 좋겠다는 소박한 마음은 있었습니다. 좋은 일이던 힘든 일이던 해야 할 일이면 즐기면서 하자는 것이 제 기본자세입니다. 즐긴다는 의미는 최선의 노력으로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있습니다. 모든 단원분도 똑같은 생각과 마음가짐을 가졌던 것 같습니다. 열정이 넘쳐나서 기대 이상으로 재밌게 일을 치렀습니다. 서로서로 많이 느끼고 배웠다고 봅니다.

 

10주년 공연을 마치고 나니

그냥 즐거웠습니다. 단원 여러분들과 조금 더 부대끼면서 조금씩 알아가는 과정도 좋았고 멀리 Lethbridge 와 Drumheller 에서 매주 캘거리 연습장까지 와서 연습하는 분들을 보고 저를 되돌아 보게 됩니다. 이런 공간에 같이 있는 것만으로 복 받은 기분이지요. 저를 포함한 단원들 모두가 스스로에게 도전하면서 자존감과 자신감을 얻게 되는 과정을 즐기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공연이 끝나고 관객분들께 feedback을 받았는데 전부 호평뿐이었습니다. 자주 이런 기회를 갖는 것이 좋다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양로원에도 방문하여 공연합니다. 

모든 일을 함에 있어서 본인 자신이 만족해야 하는 선행조건이 있습니다. 그 다음, 이왕 하는 일 남과 같이 즐기면 더 좋지요. 합창단 Mission Statement 도 개인의 음악적 기량을 높이면서 함께 하는 우리 사회에 다가가 같이 공유한다는 기본 철학이 있습니다. 누구를 즐겁게 한다고 생각 하기에 앞서 그 행위가 자신의 즐거움을 배가한다고 모든 단원들은 보고 계십니다. 합창단의 활동이 단원 한 사람 한 사람, 우리 한인사회 또 캘거리 지역사회에 있어서 중요한 축으로 자리매김 할 것으로 봅니다.

 

한인합창단과 캘거리 다민족 사회 그리고 한인사회

우리들은 다소나마 자신만의 편견 속에서 자신을 구속하면서 살고 있을지 모릅니다. 나이가 들어도 그럴 확률이 있지요. 오랜 세월 동안 자신의 신념을 유지해 가다 보면 더 그렇겠지요. 합창단원 대부분이 기독교를 가지고 있습니다만 합창단은 종교 중립 집합체 입니다. 종교로부터 자유롭습니다. 프로그램 중에 종교적 색채가 띠는 곡이 있는 이유는 클래식 곡이 생산된 시기의 예술 및 문화가 모두 종교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합창 단원들은 각자 자란 환경도 다르고 생각도 다르지만 대화를 해 보면 그래도 뿌리가 느껴지지요. 좀 지나면 누나 형 동생 같고 처음 뵈어도 그간 주욱 본듯한 친근감이 묻어납니다. 근본이 선하고 애정이 많습니다. 이 분들은 나름대로 다민족 사회에서 잘 융화해서 살고 계시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나름 고국에선 각 분야에서 두각을 보이시던 분들이 한국을 떠난 그럴만한 좋은 이유가 있어서 이곳에 정착을 한 분들이라 도전의식 및 자존의식도 강하고 고국에 있는 사람보다도 인생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고 고민하고 했을 것입니다. 그만큼 성숙도 또한 높다고 봐야겠지요. 

  

앞으로 우리는 좀 더 다른 민족과 교류를 넓히고 머릿속에서 한국인과 비 한국인이라는 경계를 없애고 모두가 같은 지구인이라는 시각을 가져야, 여기서 태어나고 자란 우리의 아이들처럼 다민족 사회에서 제 역할을 하는 구성원으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런 사고에서 보면 젊은이들을 더 배려하고 존중해주고 배울 점이 없나 우리는 찾아보아야 합니다. 또한 각 인종이 가지도 있는 고유한 특성이 설령 우리의 정서나 문화, 기질과 맞지 않더라도 인정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좀 더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한인 끼리도 잘 단결하고 더 많은 젊은이들이 우리라는 공동체 의식을 느끼게끔 한인사회에서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믿습니다. 한국인인 것이 떳떳하고 자신 있는 우리가 되어서 여러 민족이 어우러진 이곳에서 다 같이 함께 잘 사는 사회를 우리 한인들이 좀 더 주도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선배 세대는 어떻게 후배 세대를 위해 봉사하고 조언하고 꿈을 이루게 하는 데 일조할까 늘 고민하고 후배 세대는 선배 동포의 지혜와 혜안을 찾아 부지런히 스스로 일어서도록 정진 해야겠지요.

 

알버타 및 캘거리를 선택했던 것은

알버타가 석유가 풍부하고 관련 산업이 발달 되었으리라 보고 이왕이면 큰물에서 놀면 큰 물고기가 될까 싶어서 왔어요. 자세한 산업계 조사를 하지 않고 대학에서 뭔가 왔는데 알버타는 진짜 석유만 나오지 다운 스트림이 거의 발달하여 있지 않더군요. 한국에선 연구관리만 했지 현장 경험이 없어서 직장 찾기가 어렵겠다 싶어 지역 특성에 맞는 연구나 공부를 해서 산업과의 연관성을 찾아야겠다 맘먹게 되었죠.  5년 계획에 돌입했습니다. 알버타를 선택한 이유 중 하나가 물론 석유화학이 발전되어서라고 섣불리 예단한 것도 있었지만 캘거리가 고도가 높은 록키산맥에 있어 기후변화에 의한 (당시엔 기후 변화보다는 지구 온난화라고 주로 얘기했습니다) 인류 최후의 날을 염두에 두고 최후의 생존자가 될 수 있겠다 싶어 선택했지요. 장난스러운 생각인 듯하지만 결코 공상 속의 일만이 아닌 진짜 현실이 될 수도 있게 되었습니다. 제가 이 일을 다룰 줄은 꿈에도 몰랐지요.

 

한인으로서 자긍심을 가졌던 경험

과거에 선코가 오일샌드에 공장을 지으려고 했을 때 북미 엔지니어인 회사에만 친숙해 있던 회사  프로젝트 관계자들이 한국 회사와 일을 하는 과정에서 한국 회사들의 뛰어난 엔지니어링 능력과 시스템에 너무 감탄했다고 저한테 얘기해 준 적이 있었습니다. 그 회사와 전 관계가 전혀 없음에도 어쩔 수 없이 피는 통하나 봅니다. 듣기 좋았고 모국의 발전이 또 모국의 기업이나 나라의 위상이 이렇게 미미한 한 개인의 정신세계에 영향을 미치고 자긍심을 줌을 느꼈습니다.

 

선코에서 오랫동안 근무해 오셨습니다. 엔지니어가 되기를 바라는 모든 한인 및 현재 엔지니어 길로 들어선 청년들에게 조언해 주신다면….

경제가 어려울 때 감히 조언하기가 조심스럽고 부끄럽습니다. 현재의 경제 상황이 유능한 젊은 인재들이 뜻을 펼칠 기회를 앗아갔습니다. 직장을 구하는 분이라면, 연령과 관계없이 자기가 가진 것으로 구직을 추구하되 불가피하면 기존의 자기를 고집하기보다 인력수요 전망과 적성을 고려하여 장기 계획을 세워 실행에 옮기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형편이 되면 공부를 권합니다. 어려운 시기에는 공부에 투자하는 것이 의미가 있을 수 있습니다. 단, 배우는 것이 재미있는 사람에게 유효하겠습니다.

 

미래는 산업 부문에 관계없이 더욱 지식화된 사회가 되고 차별화된 인적 자원을 요구할 것입니다. 나이, 성별, 인종과 관계없이 넓은 관계를 유지하십시오. 봉사활동을 하시길 권합니다. 누구에게나 배울 점이 반드시 있습니다. 인내력을 가지고 부단히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여러 부문의 산업계에 있는 선배 후배 및 동료들과 networking 하라고 조언을 드립니다. 구직에 있어서 Networking은 매우 중요한 항목입니다. 용기가 필요합니다. 동시에 자기만의 철학을 가지시고 여러 면에서 역량을 꾸준히 키워가면 언젠가 목표를 성취할 날이 오리라 봅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도무지 모르겠으면 대학에 찾아가 상의해 보시길 바랍니다. 대학은 산업계를 연결해 주는 첫 관문입니다. 기업체에 아는 또는 모르는 사람에게도 연락처를 찾아서 약속을 잡고 만나서 예의는 지키면서 많이 괴롭히시기를 권합니다. 한국에서야 버릇없는 젊은이로 낙인찍힐지 몰라도 이곳에서는 귀찮아하면서도 긍정적으로 보는 이가 많습니다. 개인에 따라서 흔쾌히 답을 하고 멘터링을 해 줍니다.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해야 할 의무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저도 가끔 전혀 모르는 외부인으로부터 이메일로 연락이 옵니다. 바쁠 땐 못 하지만 최소한 연락은 해 줍니다. ]

 

어떻게 하면 직장 생활을 백종은 님처럼 오랫동안 잘할 수 있을까요?

운이 좋아 오래 있습니다. 전 오래 붙어 있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늘 직장의 소중함을 간직하고 자기가 속한 곳에서 스스로 어떤 일을 선도하는 역할을 한다고 믿고 긍지를 갖고 일을 잘하면 자연스럽게 자기 발전은 물론 회사나 우리 사회에 기여하는 일이 된다고 봅니다. 중요한 사고의 기조는 늘 상대를 이해하려 노력하고 왜 저런 생각을 할까 되새겨 보면 그것이 소통의 기본이 되고 일을 잘할 수 있는 근본이 된다고 봅니다. 상대가 틀렸어도  바보같은 말을 해도 분명 어떤 이유가 있겠지. 스스로 질문을 하고 논리적으로 접근해서 노력하면 풀리지 않을 일이 없습니다. 한 개인의 신체나이와 정신적 성숙도 및 능력을 완전히 분리해서 생각하고 행동하면 모든 게 자연스럽습니다. 제가 지인들에게 이렇게 얘기를 하면 교과서에나 나오는 얘길 한다고 갸우뚱해 합니다. 이곳에서는 대체로 교과서대로 움직입니다.

 

젊은이는 패기가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릇을 좀 깨 먹더라도 열정을 가지고 열심히 끝까지 해보려는 끈기가 있으면, 그리고 인생을 자기 능력에 맞게 여러 단계로 설계해가다 보면 어느새 자신의 역량이 커져 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자신의 능력을 먼저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어떤 일에서나 목표를 능력보다 높게 잡아 도전하면 어떨까 합니다.

 

 

 

취재: 백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