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ffee Time

Coffee Time

깡통 하면 떠오르는 것들이 있다.
내가 어릴 적 그 시절에는 일본어와 혼용된 말들을 많이 썼다.

우선 ‘깡통’을 분석하면 Can통이다.
Can이 깡으로 변했으니 결국은 통통이다.
모찌떡도 마찬가지다.
모찌가 일본어로 떡이니 떡떡이다.
한자와 어우러진 서울역前 앞은 서울역앞 앞이다.

나의 어린 시절 길거리에 거지가 많이 있었는데 가장 소중한 것이 깡통이었다.
새까맣고 찌그러져도 없으면 안 되는 재산이다.
일상에서도 깡통은 요긴하게 쓰였는데, 우물가에서 두레박이 없으면 깡통에 줄을 매서 물을 긷곤 했다.

초등학교 1학년 때의 일이다.
아버지가 다니시던 대한교과서 주식회사 사장 댁에 큰 잔치가 있어 우리 어머니도 일을 돕기 위해 혜화동에 있던 사장 댁에 나와 함께 갔다.

지금도 잊을 수 없는 것은 먹을 것이 귀한 시절 큰 깡통에 담겨있는 버터였다.
사모님이 흰 쌀밥에 버터를 떠주고 간장에 비벼주었다.
그 맛은 정말 고소하고 신비로웠다.
맨밥에 간장 비벼 먹던 것과는 비교가 안 되었다.
달걀도 귀한 시절이어서 달걀에 간장과 비벼 먹는 것도 맛있었지만 이것은 전혀 색다른 맛이었다.

반짝이는 알루미늄 깡통이 탐이 나서
“참 이쁘네요”하고 만지작거렸더니,
“가지고 싶니?” 하시면서
빈 깡통을 찾아오셨다.
나는 그 뒤로 그 사모님을 무척 좋아하게 되었다.
그리고 아직도 나는 깡통을 좋아한다.

 

발행인 조광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