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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렬 / 술빚는 이

이경렬 씨는 10여년 전부터 직접 술을 담그는 것에 그치지 않고 동호회까지 운영하였며 결국 직종까지 바꿔 자신이 직접 빚은 술로 전통주점도 운영도 했다. 휴식차 여행왔던 캘거리가 좋아 얼마전엔 영주권을 취득하고 이곳에서 또다른 삶을 계획 중이다. 지인들에게 ‘술빚는 이’로 알려진 이경렬 씨의 정착기와 술 전문가인 그에게서 술과 술빚는 이야기를 들어본다.

 

캘거리에는 지인들이 있었습니다.

대학 동문 선배들과 처남이 자리잡고 있어서 2008년에 처음 관광 온 이후에 3년 전인 2016년에 세 번째 관광으로 왔었구요, 그 해 가을 선배가 운영하던 리큐어스토어에서 LMIA 취업비자를 받아 근무한 후 올해 5월에 영주권을 받았습니다.

 

영주권 취득 후 가장 처음 느낀 소감, 영주권 취득한 후 하고 싶었던 일은?

특별한 느낌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안정된 신분을 얻었다는 것이 심적으로 많이 편안해지게 하더군요. 또한 여러 가지 다양한 일들을 생각해 볼 수도 있는 것이 참 좋습니다.

 

술 빚는 이로 알려졌다. 술을 직접 담기 시작한 것은 언제부터

돌아가신 장인 어르신의 고향이 황해도 해주입니다. 장인 어르신께서는 고향 의 전통주인 엿술(엿기름을 이용한 막걸리와 청주)을 맛 보는 게 소원이셨는데 시중에는 팔지 않는 술이어서 직접 빚는 방법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술을 본격 적으로 빚기 시작한 것은 장인 어르신께서 돌아가신 이후라 참으로 많은 아쉬움 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술을 매우 사랑하는지라 10여년 전부터 빚어서 마시기 시작했습니다. 먹다먹다 만들어 먹었던 것입니다.

 

시행과 착오를 겪고 

처음에는 실패도 많이 했습니다. 온도 조절에 실패해서 술이 쉬어지기도 하고, 재료의 양이나 시간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술이 써지기도 했습니다. 이제는 어느 정도 단맛이나 드라이한 맛을 조절할 정도가 되었습니다. 쌀, 누룩, 물 이외에 어떠한 첨가물도 넣지 않고 순수하게 당화와 발효과정의 조절만으로 맛을 만들어 내는 것이죠.

 

한국에서 하던 일은

한국에서 해 온 일은 20년 넘게 수학 전문 학원을 운영하면서 수학을 가르쳤습니다. 이후에 새로운 일에 대한 의욕이 생겨 인천에서 ‘오름’이라는 전통주점을 운영하였고, ‘술 빚는 사람들’이란 동호회를 만들어 매달 강좌를 진행하는 등 전통주를 널리 알리는 일들을 했었습니다.

 

지금까지 직접 빚은 술

고려왕실에서부터 전해내려오는 이화주를 비롯하여 석탄주, 백하주, 벽향주, 호산춘, 동정춘, 감향주, 하향주, 과하주, 납주, 부의주 그리고 이강주 등 50여 가지의 술을 빚었습니다.

 

한국 전통 주를 담기 시작한 것은

우리나라 전통주는 삼국시대부터 태동하기 시작하여 고려시대에 급성장하게되고 조선시대에 그 가짓수가 1000여개에 이를 정도로 전성기를 이룹니다. 그러나 1907년 일제의 주세령 공표로 침몰하게 되고 해방 이후에도 부족한 식량으로인해 1965년 ‘양곡 관리법’이 제정 발표되면서 전통주는 명맥이 거의 단절되었습니다. 1995년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가양주는 ‘밀주’의 멍에를 벗고 여러 선생님들의 전통주 복원 작업으로 현재 300여 가지의 전통주가 복원되었습니다. 저는 그 중에서 고려 왕실에서부터 전해내려 오는 이화주를 비롯하여 석탄주, 백하주, 벽향주, 호산춘, 동정춘, 감향주, 하향주, 과하주, 납주, 부의주, 이강주 등 50여 가지의 술을 빚었습니다.

 

술의 종류에 따라 제조 과정이나 맛도 다를 텐데 설명 좀 부탁드립니다.(술 제조시 전문 용어가 있다면 그것도 아울러 함께 설명해 주세요)

– 전통주는 술을 빚는 횟수, 밑술을 빚는 방법에 따라 그 맛과 향이 많이 달라집니다. 수백 가지의 전통주는 그에 따라 이름이 지어진 것입니다. 술 빚는 횟수(덧술하는 횟수)에 따라서는 단양주, 이양주, 삼양주 등으로 분류를 하는데 단양주보다는 이양주나 삼양주가 보다 더 깊은 향과 맛이 납니다. 밑술을 빚는 방법으로는 고두밥, 죽, 범벅, 구멍떡, 백설기, 인절미, 개떡, 물송편 등으로 술을 빚는 방법이 있습니다. 어떤 방법으로 하느냐에 따라 맛과 향이 다 다르며 각각의 장점과 특색이 있습니다.

 

캘거리에서도 술을 직접 빚고 있으신가요?

– 네. 지금도 매달 한 번씩 술을 빚고, 주변 이웃 사람들과 나누어 마시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전통주에 특히 관심을 갖고 계신다고 하셨습니다. 그 이유와 전통주의 매력을 말씀해 주세요.

– 기본적인 전통주들은 쌀, 누룩, 물 이외에 어떠한 첨가물도 들어가지 않습니다. 그러면서도 다양한 맛과 향을 낼 수 있는 것이 전통주의 매력입니다. 또한 한국의 어떤 음식과도 잘 어울리고, 건강에도 가장 좋은 술이라고 생각합니다.

 

캘거리에서 전통주 전문업소를 계획하고 계신다고 하셨습니다. 

–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이러한 전통주를 한국 교민뿐만 아니라 현지 캐네디언 들에게 소개하고 싶습니다. 행정적인 절차부터 자금 마련까지 준비해야 할 것들이 상당히 많구요, 또한 여러 가지 사정들로 인해 시간이 좀 더 필요로 할 것 같습니다. 빠르면 1~2년 내에 늦어지면 5년 정도 이상의 시간이 걸릴 듯 합니다.

 

좋은 피부 이유를 막걸리 피부라고 하셨습니다. 술을 얼마나 자주 드시며 그렇게 생각하시는 이유가 있다면 무엇인지.. 본인이 생각하는 술 애찬론 부탁합니다.

– 생막걸리 한 병에는 무려 700~800억 개의 유산균이 함유되어져 있고, 항암물질인 ‘스쿠알렌’ 성분과 파네졸 성분까지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이는 다른 와인이나 맥주에 비해 50~200배의 함유량입니다. 또한 누룩에 있는 효모가 면역력을 증진시켜 주고 풍부한 효소는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어 주어 각종 성인병 질환에 좋으며 요산수치를 낮추어 주어 통풍 예방에 좋다고 밝혀져 있습니다. 비타민 B와 비타민D, 단백질 성분들이 피부세포의 재생을 돕고 피부를 맑고 탄력있게 만들어 줄 뿐 만 아니라 무기질과 필수아미노산 등이 풍부해 변비 예방, 대장암 예방 등 장 건강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취재: 백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