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의 향기

판소리

화문석이 깔려 있는 무대, 그 위에 한복을 입고 부채를 든 소리꾼(노래하는 사람)이 등장한다. 그리고 그 소리꾼은 바닥에 앉아 북을 치는 이의 북장단 하나에 맞춰 공연을 하는데 정식으로 판소리판이 열리면 짧게는 2시간, 길게는 8시간동안 공연을 하는데 노래를 할 뿐 아니라 중간중간에 말을 하기도 하고 북을 치는 이와 대화를 주고 받기도 한다. 이것이 바로 우리의 전통 성악곡 “판소리”이다.

‘판소리’라는 말은 ‘여러 사람이 모이는 장소’라는 뜻의 ‘판’과 ‘노래’를 뜻하는 ‘소리’가 합쳐진 말이다. 그러니 글자 그대로만 본다면 판소리는 「여러 사람이 모인 장소에서 소리를 하는 것」이고 음악학자들에 의해 만들어진 판소리의 정의는 「소리꾼 한 명이 소리와 아니리, 그리고 발림을 섞어 가면서 긴 이야기를 엮어 가는 것」이다. 여기서 ‘소리’란 일정한 장단에 맞춰 부르는 가락, 즉 노래를 뜻하고 ‘아니리’는 소리와 소리 사이에 설명 또는 대화식으로 어떤 장면이나 사설을 이야기하는 것이며 ‘발림’이란 소리를 하면서 몸짓으로 여러 가지 상황이나 표정을 실감나게 표현하는 것이다. 판소리를 반드시 북 장단에 맞춰서 부르게 되는데 북을 연주하는 사람을 ‘고수’라 하고 고수는 “좋다~” “그렇지~”등의 추임새를 하면서 소리꾼의 흥을 돋구어 주고 소리꾼의 상대역을 해 주기도 한다.
판소리가 언제부터 생겨났는지는 확실치 않다. 따라서 ‘판소리 기원설’도 여러 가지인데 문헌을 통해, 판소리의 존재를 알 수 있는 것은 영조 무렵이고, 영조 때 사람인 유진한의 ‘만화집’에 춘향가가 실려 있는데 그 내용이 현재 전해지는 춘향가와 비슷하다고 한다. 현재 전해지고 있는 판소리는 춘향가, 심청가, 흥보가, 수궁가, 적벽가 이렇게 다섯 작품이다. 그런데 예전에는 열두 종류의 판소리가 선보였다는 기록이 있다. 앞서 소개한 다섯 작품 외에도 옹고집타령, 배비장타령, 강릉매화타령, 장끼타령, 변강쇠타령, 무숙이타령, 가짜 신선타령이 불려졌다.
판소리는 극적 내용에 따라 진양조, 중모리, 중중모리, 휘모리 등의 장단으로 구성이 되고 현재 판소리는 중요무형문화재 제 5호로 지정이 돼 있어 한승호, 오정숙, 성우향, 성창순, 조상현, 박송희, 송순섭 명창 등이 인간문화재로 지정이 돼 있다. 또한 지난 2003년에는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으로 등재가 되어 세계적인 문화유산이 되었다.

앞으로 몇 차례에 걸쳐 ‘국악의 향기’에서는 판소리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다.

 

박근희(국악칼럼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