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문선의 실타래

살아가는 이유: 포기가 반드시 잃는 것이 아니다 새로움을 얻기도 한다.(빨리 빨리 중독에서 벗어나기 3부)

21세기에 재림한 신돈, 또는 라스푸틴을 거론하다. 나라가 시끄럽다. 온갖 매체가 떠든다!

신돈을 라스푸틴과 비교한다면 아마 지하에서 신돈이 땅을 치고 통곡할 것 같다. 최순실과 비교해도 아마 개탄하지 않을까 한다. 적어도 고려말 공민왕 집권 시 국정을 담당하게 된 신돈은 귀족들에게는 요승이었으나, 백성에게는 미륵이었던 것이다. 운주사의 와불이 일어난다면 미륵의 세상이 온다고 하지 않았는가? 모두가 평등한 사회 말이다. 그 때 눈치 없는 닭이 울지만 않았어도 와불이 일어나도록 천 불 천 탑을 세웠을 텐데 아쉽기만 하다. 2016년에 최순실이 미륵의 세상을 꿈꾸었다니 황망하다. 신돈의 정치는 민생정치였다. 기득권 세력을 개혁하여 민중들의 고통을 해방하고자 하였으니 귀족들에게는 눈에 가시였다. 대기업들은 힘들게 번 돈을 강탈당했으니 최순실을 눈에 가시로 여겼으려나? 그렇지만 대한민국의 대기업이 어찌 대가 없이 주기만 했을까? 뭔가 바라는 바 있으니 주었으리라 생각한다. 만일 신돈처럼 귀족으로부터 빼앗은 토지를 백성에게 나누어준 것처럼 최순실이 대기업으로부터 자진(?) 헌납 받은 수 백억의 돈을 민중들을 위해 썼다면 어땠을까?

다음은 신돈의 공민왕과, 라스푸틴의 차르 니콜라이 2세(실세인 황후 알렉산드라 남편), 그리고 최순실의 박근혜를 비교한다면 누가 개탄할까? 아마 공민왕이 가장 개탄하지 않을까?한다. 왜냐하면 공민왕은 그토록 사랑했던 노국공주가 죽기 까지는 훌륭한 왕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공민왕은 신돈을 통해 백성을 위한 정치를 펼치고자 하지 않았는가? 그렇다면 박근혜 대통령은 최순실을 통해 추구한 정치가 무엇이었으며 그 결과는 어떠했는가? 질문하지 않을 수 없다..

 

정치는 우리 삶을 결정짓는 핵심요소이다.

정말로 급변하는 사회이다. 느리게 천천히 살자는 주제로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이순간에도 숨가쁘게 정치현실은 돌아가고 있으니 말이다. 가장 정치적인 것이 가장 대중적이라고 한다. 정치는 우리네 삶과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라는 것이다. 우리 삶의 모든 것을 결정짓는 것이 바로 정치이기 때문이다. 선량을 뽑으면 우리네 삶이 행복하고 위정자를 뽑으면 우리네 삶이 피곤해진다. 그래서 위정자들이 노리는 것이 국민들이 눈코 뜰새 없이 바쁘기를 바라는 것이다. 정치는 자기들에게 맡겨두고 일만 열심히 하란다. 그 결과 우린 늘 당한다. 그리고 일의 노예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네 삶은 나아지기는커녕 점점 더 힘들다.

그렇다면 차라리 놀면서 일하자!

 

시간은 절약해서 얻을망정 행복을 얻지는 못한다.

시간은 사회적이며 정치적 문제이다. 노동시간, 공휴일 근무여부 등 만약 노동자의 휴식 시간이 부족하다면 출산율은 물론 이혼율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따라서 사회 각 분야에서 시간을 절약하려고 한다. 그러나 시간은 절약해서 얻을 수 있을 망정 행복을 얻지는 못한다. 일과 후에 저녁 시간이든 휴가든 커피 타임이든 여유로운 시간을 통해서만 우리는 시간을 다시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시간은 생명인 것이다. 시간은 비 생명체에 필요한 것이 아니라 생명체인 인류에게 의미가 있는 생명의 에너지인 것이다. 한편 넘치는 정보는 판단을 흐리게 하고 시간을 낭비하게 한다. 미국 경제에서 정보과잉으로 낭비되는 비용은 9,000달러(2009년)에 달했다고 한다. 시간을 절약하고자 생산해낸 정보가 오히려 시간을 낭비하게 만드는 기현상이다. 시간을 절약하려는 것은 시간을 벌자는 것이 궁극적 목적이 아니다. 행복을 얻자는 것이 참된 목표인 것이다.

 

느림의 미학

1986년 이태리에서는 Fast Food인 맥도널드에 반대하며 전통적 방법으로 재배한 농산물로 음식을 만들어 건강한 삶을 지키자는 Slow Food 운동이 전개되었다. 현재는 50여개 국가에 550여개의 지부로 확대 발전하였다. 전세계적인 관심사가 된 것이다.

최근 미국 교회들은 차에 탄 채로 진행하는 Drive thru 장례식도 실험하고 있다. 바티칸은 신자들에게 스마트 폰 앱을 통한 고백으로는 대속을 받지 못한다고 경고해야 하는 상황에까지 직면했다고 한다.

빨리 빨리의 중독을 우린 어떻게 이겨낼 수 있을까?

 

리먼 브러더스의 중역도 감자를 까며 행복을 느낀다.

필자의 견해는 쉽고 빠른 길을 택하는 잘못에서 비롯된다고 본다. 어떠한 문제이든지 문제를 만들어낸 것과 동일한 의식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문제해결은 새로운 시각으로 보는 법을 배워야 찾을 수 있다. 인간의 두뇌에는 익숙한 해결책을 좋아하는 태생적 성향이 있다고 한다. 심지어 더 나은 대안이 있을 때조차 습관적으로 과거에 비슷한 문제들에 효과가 있었던 해법을 찾는다(아인슈텔룽 효과:Einstellung Effect). 쉽고 편하고 빠른 길을 택하는 것이다.

천천히 가면 안보이던 것도 보인다. 천천히 가는 것이 뒤쳐지는 것이 아니다. 다양성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다른 길도 내게는 소중한 삶이 될 수 있다.

리먼 브러더스의 중역이었던 잘 나가던 금융자본가 루돌프 뵈첼은 어느 날 사직을 하고 알프스 산속에서 산장지기가 되어 새 삶을 시작하였다. 순간 순간 선택과 결정을 해야 하는 강박 관념 없이 감자를 깎고 있다. 그렇지만 자신의 삶에서 지금이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고 한다.

달팽이는 자신이 얼마나 걸어왔는가를 되돌아 보지 않는다. 다만 인간만이 자신이 걸어온 길을 되돌아 보고 타인과 비교하며 행복감을 얻는다. 행복할 시간마저도 없다고 하지만 시간이 부족한 것이 아니다. 할 일이 너무 많거나 너무 많은 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시간을 부족하게 만드는 것이다. 때로는 삶의 즐거움을 회복하는 수단으로 포기를 선택할 수도 있다.

느리게 걷자! 느리게 살자! 행복의 시간을 느리도록 길게 느끼자!

우리는 또다시 성장과 속도라는 괴물과 싸워 행복을 지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