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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석 / 영화 ‘천문’ 미술감독

지난주 디스피플 주인공 산이와 대화를 나누던 중 아빠가 영화 미술감독임을 알게 되었다. 한국에서 절찬리 상영 중인 영화 ‘천문’에 이어 개봉을 앞둔 ‘낙원의 밤’ 촬영을 마치고 가족을 찾아 캘거리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최현석 씨를 만났다. 좋은 아빠 좋은 남편이라며 부인에게 최고의 칭찬을 듣고 있는 남편, 엄마보다 아빠가 더 좋다며 아빠 올 날을 손꼽아 기다리던 산이의 아빠, 최현석 씨로부터 사랑받고 인정받는 가장과 아빠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결혼 전 ‘과연 좋은 남편, 좋은 아빠가 될 수 있을까?’ 잠시 고민한 적이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는 것은 좋지만 따라올 책임감에 대한 부담감이 순간 확 밀려오더군요. 하지만, 이렇게 아내가 나를 전적으로 신뢰하고 아이가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 내가 잘해 나가고 있나 보다!’하고 느끼게 되죠”

2018년 알버타 가요제에서 아빠 애창곡이기도 한 ‘그 겨울의 찻집’을 불러 인기상을 탔던 아들이 올해 캘거리소년소녀합창단 공연에서는 솔로도 했지만, 일 때문에 한국에 있어야 해서 현장에서 함께 기쁨을 나눌 수는 없었다면서 “만약 그 자리에 있었다면 아이를 꼭 안아 주고 산이가 좋아하는 목마도 태워주었을 텐데…”라며 아쉬움도 있었다고 했다. “가끔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긴 합니다. 진짜 중요한 것을 놓치고 사는 것은 아닌지…. 하지만, 자식에게 가장 중요한 가르침은 ‘행복한 부모’의 모습을 보여주는 거로 생각해요. 한국에서 하던 일을 그만두고 이곳에서 또 다른 일을 찾을 수야 있겠지만, 과연 그렇게 살면 내가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까?는 의문입니다.”

 

출퇴근 시간이 일정한 직장인과는 달리 작품이 시작되면 현장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하는 직업 특성상 한국과 캘거리에 떨어져 사는 것이 새삼스러워 보이지는 않았다. 매일 화상채팅을 통해 서로의 그리움을 달래며 이런저런 의견을 나누기도 하는데 한 번은 대화하다 보니 어느새  2시간이 훌쩍 지났더라고 한다. 긴 시간 동안 서로의 눈을 바라보며 집중해 대화하는 것, 어쩌면 떨어져 살고 있어서 오히려 더 가능했던 것은 아닐까 싶었다.

 

부인이 “이런 남편을 만난 게 과분하다 싶을 정도로 행복하고 감사해요”라고 했다고 전하자 쑥스러운 듯 “허허…. 감사하죠”라며 경상도 사투리가 살짝 녹아있는 억양으로 다정스레 화답한다. 어렸을 적 쑥스러움을 많이 탔던 아빠와 달리 활발한 모습의 아들을 보면 “어디서 이런 애가 태어났나 싶어 신기하면서도 제가 갖지 못한 기질이 있어 다행이다 싶기도 해요. 산이가 여러 나라말을 할 줄 아는 게 아빠지만 정말 부럽기도 합니다”라며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통해 아들에게 좋은 교육 환경을 제공해 줄 수 있는 아빠가 될 수 있어 기쁘다고  하였다.

 

“작품이 끝나면 정말 많이 지치고 힘들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캘거리에 와 아내와 아들과 지내면서 쌓인 피로도 풀고 또 새 힘을 얻게 되지요”

자식 교육만큼은 전적으로 아내를 의지한다는 남편, 참 자상한 남편이고 아빠라며 치켜세우는 아내를 통해 행복한 가정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취재: 백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