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People

류미연 / 케익디자이너, Crave Cup Cake

세 아이의 엄마로 살며 베이킹 스쿨에 발을 들여놓은 적 없던 주부가 캘거리로 이민와  케이크 전문숍에서 케이크디자이너가 되었다. 서툰 영어에도 불구하고 실력을 인정받는 케이크 디자이너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었다.

 

“일본 유학 시절 태어나서 처음 쿠키를 구웠던 기억이 나네요. 당시, 학교 포트락 파티에 초대되어 인터넷을 뒤져 얻은 레시피로 만들었는데 어찌된 일인지 딱딱하게 되어 먹기에도 불편한 거에요. 성공하진 못했지만 의상디자인 전공 후, 관련업만 해오던 저에게는 뭔가 신선하면서도 베이킹에 흥미를 느끼게 해 준 계기가 되었어요. 한국에 돌아와 결혼하고 가정을 꾸린 후부터 빵과 쿠키를 만들어 주위에 선물하는 재미에 빠져 살았어요. 당시 유행하던 네이버 카페를 만들고 케이크를 만드는 과정과 완성품을 올려놓기 시작했는데 금새 회원이 2천 명에 이르더군요. 소문이 나기 시작하자 결혼식이나 파티용 케이크 주문도 많이 받았지요. 큰 아이가 학교에 들어갈 무렵 행복한 유년 시절에 적당한 환경을 찾던 중 유학 시절 여행 삼아 왔다 3개월 정도 머물며 좋은 기억을 간직하고 있던 캘거리가 떠오르더군요.”

 

이민 후 빵 굽기와 케이크 만드는 일이 하고 싶어 이력서를 내기 시작했다. 영어 실력은 부족했지만, 그동안 쌓아온 제과 실력만큼은 자신 있던 터라, 인스타그램에 자신이 만든 케이크를 올렸던 것으로 포트폴리오를 대신했다. 성공의 비결을 묻자

“제과 학교는 다닌 적이 없지만, 학비만큼 재료값으로 지출하고 실패와 성공을 거듭하면서 노하우를 쌓아왔어요”라고 답한다.

 

일을 시작한 후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많다. “손님들이 숍에 있는 케이크가 아닌 제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케이크를 보여주면서 똑같이 만들어 달라는 경우도 많아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까지 실수를 통해서 깨닫는 과정이 있었다. “뭐든 보고 나면 아이디어가 샘솟아요. 한 번은 회사 시스템을 따르지 않고 제가 응용한 작품을 만들어 진열장에 내놓은 적이 있어요. 매니저가 판매 불가라고 다시 갖고 들어오더군요. 저의 열정이 회사 방침과 어긋났던 거죠.” 그렇게 좌충우돌하며 캘거리에서 지낸 5년, 지금은 회사에서 인정받는 케이크 디자이너가 되어 그의 이름을 내건 케이크가 진열되었다.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그가 직접 디자인한 케이크가 인기리에 판매 중일 뿐 아니라 다른 직원들에게 테크닉을 가르쳐 주는 위치에 오르게 되었다.

 

“의성, 준성, 윤성 세 아들도 엄마를 자랑스럽게 생각해 주니 참 고맙죠. 학교에서도 우리 엄마는 케이크 만드는 사람이라고 자랑하나 봐요. 제가 만든 케이크를 선생님들께 선물해 주면 얼마나 좋아해 주시던지 저도 흐뭇해요.”

 

부모님께 물려받은 예술적 감성이 있지만,  부단히 노력했던 시간들을 더 많이 강조하면서 스톡데일의 패러독스 ‘냉철하게 현실을 직시하며 부단한 노력과 긍정적인 사고’가 좌우명이라고 한다.  언제가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사업을 구상 중인 한편 그의 솜씨를 배우고 싶어하는 이들과 베이킹 교실도 운영 중이다.

 

취재: 백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