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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서연 Griffith Woods School 5학년, 캘거리 한글학교 우리말 잘하기 대회 총영사상 수상

서연이는 한국을 떠나 온 지는 4년, 초등학교 1학년 1학기 받침 없는 글자 받아쓰기를 겨우 마치고 엄마와 동생과 함께 이모네가 사는 캘거리로 왔다. 차츰 영어가 익숙해 지면서 한국어 실력은 점점 줄어들기 마련. 이를 안타깝게 여긴 엄마는 서연이를 한글학교에 보내기 시작했다. 그렇게 캘거리 한글학교에 다니기 시작한지 올해로 2년째. 엄마의 바람대로 서연이의 한국어 실력은 퇴화하지 않고 꾸준히 향상되고 있다.

 

또랑또랑 총명한 눈을 한 서연 양은 이번 말하기 대회에서 위인을 소개하고 싶어 직접 인터넷을 검색했다. 대회에서 발표할 위인을 찾는 것과 전체적인 내용을 정리하는 것은 자신의 몫이었지만, 어려운 받침이 있는 글쓰기는 엄마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대회 일주일을 남기고는 매일 일을 마치고 귀가한 엄마와 몇 시간씩 발표 연습을 했다. 그렇게 열심히 연습했던 덕분인지 발표 당시 한두 개의 조사를 제외하고는 모두 외워 발표할 수 있었다.

 

하지만, 수줍음 많고 남들 앞에 서는 게 어색하기만 한 성격 탓에 단상에 올라서자 온몸은 사시나무 떨듯  떨렸다. 심지어는 무대 뒤에서 단상까지 어떻게 올라갔는지조차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 다행히도 열심히 연습했던 덕분에 준비해 온 내용을 모두 암기하여 무사히 발표할 수 있었으며 게다가  좋은 결과까지 얻게 되어 이젠 약간의 자신감도 붙었다.

 

지난해에도 대회에 출전했지만, 한국을 떠난 지 3년 미만인 자신은 감점이 될 거라는 심사 규정을 들었다. 참가상을 받고 만족하면서 다소 아쉬웠지만, 올해를 기다려 왔다.

 

이번 대회에서 서연이가 소개한 인물은 여러 사람의 귀를 쫑긋하게 만들며 감동을 안겨 주었는데, 많이 알려지지 않은 캐나다의 석호필 박사를 소개했던 것이다. 서연이 엄마도 글을 작성하면서 석호필 박사를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감동했던 것은 하버드 박사인 석호필 박사가 편한 삶을 뒤로하고 한국으로 와 고생을 자처했던 일. 한쪽 다리마저 성하지 않은 몸으로 한국어도 모른 채 왔던 그가 겪었을 역경을 생각하면서 가슴이 뭉클했다고.

 

서연이가 처음 캘거리에 와서 영어를 할 줄 모르던 시절이 있었기 때문에 석호필 박사의 어려움이 가슴에 와닿지 않았을까 싶다. 하지만, 서연 양은 그땐 분명 힘들었을 텐데 지금은 다 잊어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고 한다. 얼마 전 친구 생일에 초대받아 레시피 없이 쿠키 만들기 대회를 하는 등 영어가 익숙해 지면서 즐겁게 지내고 있는 것도 이유가 되는 듯하다.

 

처음 캘거리에 도착해서부터 지금까지 매주 한 번씩 도서관에서 자원봉사자와 함께 영어책을 읽으며 영어를 익혔다는 서연 양은 친절한 자원봉사자를 ‘선생님’이라 부른다. 나중에 커서 자신도 그렇게 친절한 선생님이 되고 싶다면서.

 

 

취재: 백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