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문선의 실타래

사과에 얽힌 인간사 – 3부

삼국시대 초기 추석을 명절로 삼은 이래 추석 무렵의 각 농가에는 한 해 동안 가꾼 농작물로 풍성함을 이룬다. 그 덕을 조상님의 공덕으로 생각하고 수확 물 중 좋은 것을 골라 제사상에 올리고 차례를 지낸다. 그리고 그 제사상에 빠지지 않고 올려지는 과일 중 하나가 사과이다.

“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큼만” 이라고 하듯이 교민 여러분의 각 가정에도 행복이 풍성함을 이루기 바란다.

 

1) 키스를 부른 사과

여성과 거울은 떼어 놓고 생각할 수 없을 것이다. 현대에 와서는 남성도 거울 앞에 서는 시간이 길어졌다고 하니 아름답고자 하는 것은 인간 모두의 욕망인 것 같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기로 소문이 난 로잘린은 마법의 거울을 통해 늘 자신의 미모를 확인하였다. 그러나 백설공주를 딸로 둔 이웃나라 왕과 결혼하고 난 후, 어느 날 마법의 거울을 보고 그 유명한 대사를 욾었다. “거울아 거울아 이 세상에서 누가 가장 아름답니?” 그 대답은 어린아이에서 성장한 백설공주였다. 그 결과 백설공주는 궁에서 쫓겨나 일곱 난쟁이와 같이 살게 되고 마녀로 변한 왕비가 준 사과를 먹고 깊은 잠에 빠지게 된 것이다. 그러나 왕자의 달콤한 키스로 깨어나 행복하게 살게 되었으니 사과를 마냥 미워할 수 없지 않은가!

 

2) 당연함을 꺄우뚱하게 만든 과학의 사과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한 1727년 생 잉글랜드 출신의 아이작 뉴턴은 이렇게 말했다.

“나는 내가 세상에 어떻게 비취질 지 모른다. 하지만 나 자신에게 나는 아무것도 발견되지 않은 채 내 앞에 놓여 있는 진리의 바닷가에서 놀며, 때대로 보통보다 매끈한 조약돌이나 더 예쁜 조개를 찾고 있는 어린애에 지나지 않은 것 같다.”

천재 물리학자이며 수학자로서 인류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들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는 뉴턴 자신은 이렇게 진리의 바다 앞에서는 어린아이에 불과하다고 생각하였다. 이보다 더 지식 앞에 겸허한 표현이 있을 수 있겠는가? 조금만 알아도 자신을 알리기 위해 동분서주 하는 우리네 모습이 초라하게 느껴진다.

떨어지는 사과를 보고 발견했다는 만유인력의 법칙은 “질량이 있으면 그 어떤 물체이든 모든 물체에 보편적으로 이 힘이 작용한다는 뜻이다” 이를 수학적으로 설명하였는데 여기서 언급하기에는 나 자신도 지식이 부족하고 이 글의 목적에서도 벗어난다고 생각한다. 다만 만유인력의 법칙은 아이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을 통해서 그 이론의 완성도가 더 높아졌다.

우주공간에서 어떻게 중력의 법칙이 작용하는지를 설명한 것이다. 시공간에 질량이 있으면 그로 인해 그 주변의 시공간이 휘어지고 그 힘이 주변으로 퍼져나가 다른 물체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세계적 석학인 뉴턴이 떨어지는 사과를 보고 만유인력의 법칙을 생각하지는 않았을 것이라 본다. 왜냐하면 위에서 보듯 물리학과 수학의 바탕 위에서 쌓아 올려진 것이 만유인력의 법칙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떨어지는 사과를 보고 생각했다는 말이 미화 된 표현일망정 만유인력의 법칙을 깨닫게 하는데 최소한의 착안이라도 하였으리라 생각하며 사과의 기여를 인정하고 싶다.

 

3) 인간 역사를 한 단계 도약시킨 사과

사과의 영문명인 애플을 인터넷 검색어에 치면 먹는 과일 사과보다는 스티브 잡스의 애플과 관련된 검색어가 도배된다. 1세대 컴퓨터시기 사무실 하나를 통째로 차지하던 용량을 손바닥에 올려놓게 만든 스마트폰은 노동의 공간적 제약을 극복한 위대한 발명품이다. 언제 어디서나 서로 네트워크를 형성하게 만든 지구 공동체 형성의 역작이다. 아마 언젠가 인간사에서 우리의 가치관을 뒤바꾼 지동설만큼 스마트 폰 이전과 이후의 인간의 역사가 구분되지 않을까 한다.

나 자신의 생각 중에 하나는 진보의 새로움도 정체하는 한 낡음이 된다고 생각한다. 끊임없이 새로움을 추구하며 멈춰 서 있지 않으려 한 잡스의 삶은 우리 인간의 삶을 변화시켰으며 한 단계 도약시켰다.

한 입 먹다 만 사과를 통해 잡스는 인간 삶을 송두리 채 바꾸어 놓았다.

 

4) 사랑을 가르쳐 준 기적의 사과

무농약 사과재배를 위해 자신의 재산은 물론 처가 재산까지도 모두 날릴뻔한 기무라 아키노의 기적의 사과는 우리에게 존재하는 모든 생물체에 대한 외경심을 가르쳐 준다. 비료의 힘을 빌리고 해충과의 싸움을 농약이라는 무기를 사용한 사과나무의 사과는 떨어지면 보통 썩는다. 그렇지만 비료도, 농약이라는 무기도 없이 흙과의 사랑만으로 성장한 사과나무의 사과는 떨어지면 시들뿐 썩지 않는다. 그래서 기무라 아키노의 사과는 썩지 않는 사과로도 유명하여 그의 사과를 먹으려면 주문하고 대기하다 순번이 와야 먹을 수 있다고 한다. 그만큼 일본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10년이란 시간 동안 온갖 실패를 거듭하다 마침내 성공한 그의 성공담 중에 하나가 진딧물에 진액을 빼앗겨 말라 죽어가는 사과나무를 살리기 위해 식초를 뿌리거나 일일이 손으로 잡거나 하다가 결국은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사과나무를 보듬어 안고 쓰다듬으며 사랑한다는 말밖에 없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성공을 한 후 사과나무를 보니 자신의 손이 미치지 못해 사랑한다는 말도 보듬어 주지도 못한 사과나무는 모두 죽어버린 것이다. 물론 책에서는 어떻게 죽어가는 사과나무를 살려냈는지는 말하고 있지 않다. 아마 자신만의 노하우라 밝히지 않은 듯 하다. 하지만 사랑이 그 시작이었음은 숨길 수 없는 사실이다.

사과나무 또한 사랑을 먹고 역경을 이겨내고 자랐다. 하물며 감정의 동물인 인간에게 사랑은 아무리 주어도 부족할 뿐이다. 넘치는 사랑은 받는 사람이 할 이야기일 뿐 주는 사람이 할 말이 아니다. 넘치도록 사랑하자. 그 사랑이 흘러 넘치고 넘쳐 온 대지를 적시도록 흠뻑 사랑하며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