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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This Time

시의회 원격 회의에서는 ‘묵음’ 버튼을 잊지 말고 누르세요

요즘 캘거리 시의회에서 벌어지는 본회의를 참관하게 된다면 너무도 썰렁한 모습에 당황할지 모르겠다. 커다란 본회의실에 앉아 있는 사람이라고는 나히드 넨시 시장과 직원 한 명뿐이기 때문이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가져온 또 다른 새로운 일상의 모습이다.

집단 모임을 금지하는 주정부의 명령이 내려진 후로 캘거리 시의회의 회의는 모두 원격으로 진행되고 있다. 회의 진행자인 넨시 시장을 빼고는 모두 전화를 이용해서 회의에 참여한다. 시의원만 그런 것이 아니다. 각종 사안에 대해서 의견을 개진하고자 하는 시민들도 역시 전화기를 통해 회의에 참가한다. 최근의 한 위원회 회의에서는 무려 121명이 전화로 참여했다고 한다. 이 모든 것이 현대 기술의 도움 덕분이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있다고 한다. 그건 다름 아니라 여과 없이 수화기를 통해 전달되는 각종 소리들이다. 개 짖는 소리, 자동차 경적, 갑자기 끼어드는 제삼자의 목소리 등은 물론이고 화장실 변기의 물 내리는 소리까지 들려서 다른 참가자들을 당황스럽게 만든다는 것이다. 4월에 회의 중에 갑자기 변기 물 내려가는 소리가 크게 들리자 나히드 넨시 시장은, “오늘 내가 몇 번이나 말해야 하는 겁니까? 모든 분들은 제발 묵음 버튼을 누르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모든 걸 들을 수가 있어요”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이런 사소한(?)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전화를 통해 원격 회의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평이다. 전화를 통해 회의에 참여하는 방식은 2년 전에 처음 도입되었다. 그때는 보조적인 수단이었지만 이번에 COVID-19 사태가 벌어지면서 캘거리시는 전화회의와 디지털 스크린 공유를 결합시켰고 그래서 시의원들은 집에서 컴퓨터로 발표 내용을 보면서 전화로 질의응답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일반 공청회의 경우에는 참가 신청을 한 시민들에게 사용법을 알려주는 이메일을 보내고 있다.

드루 파렐 시의원은 이번 자택 근무가 업무의 디지털화를 촉진시켰다고 말한다. 몇 년 동안 시의회에서는 각종 안건을 종이 없이 처리하자는 말이 나왔지만 지지부진했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필요에 의해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있다. 파렐 시의원은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공청회도 전화로 참여할 수 있게 되면서 일반인들의 참여가 더 쉬워지는 효과가 생겼다고 평가했다. 그녀는 회의 중에 변기 물 내려가는 소리가 들리는 경우가 있는 점은 인정하면서, “그럴 때는 그 사람이 손 씻는 소리가 나는지도 잘 들어야 한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캘거리 시의회는 아직 화상 회의는 도입하지 않은 상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