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ffee Time
‘갖고 싶은 것’ 하면
어렸을 적 아버지로부터
선물 받고 싶었던 장난감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사실, 그 당시에는
장난감이라고 할 만한 게 별로 없었다.
동네에서 친구들과 구슬치기를 하거나,
신문이나 헌책을 접어서 딱지치기를 하거나,
나뭇가지를 잘라 만들어 자치기를 했고,
종이비행기 날리기,
그리고 몽당연필 따먹기 등이 고작이었다.
여자아이들은 고무줄이나 공기놀이,
소꿉장난 또는 땅따먹기 등을 주로 했던 것 같다.
명절 때가 되면 연날리기,
폭죽놀이 등을 즐기기도 했는데
지금 기억하기로 장난감이라고는
플라스틱 총 외에 특별한 것이 없었다.
그런 가운데 장난감 형태의
테이프 녹음기가 시판되기 시작했다.
나는 그 녹음기가 그렇게 갖고 싶어서
조심스럽게 아버지께 졸랐다.
예상 밖으로 선뜻 사주셨다.
듣고 또 듣고 지우고 또 녹음하고…
내 목소리가 녹음되어 재생되는 것이
그렇게 신기할 수 없었다.
훗날 상자 속에서 사람들이 움직이는
더욱 신기한 TV도 나왔지만….
지금의 나는 무엇이 갖고 싶을까?
사실 갖고 싶은 것은 많다.
하지만 없어서는 안 될, 꼭 필요한 것이 아니라면
이 나이에 무엇을 더 갖고 싶어 한다는 것은
탐심이 아닐까 싶다.
밤이 깊어가는 지금, 벌써 새해도 한 주가 흐르고 있다.
따뜻한 커피 한 잔이 생각난다.
발행인 조광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