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ffee Time

Coffee Time

깊은 밤 계획에 없었던

40여 년 전 영화 ‘고교 얄개’를 시청했다.

영화감상을 마치고 나니

고등학교 시절 친했던 친구가 생각났다.

 

그 친구는 영화 속의 주인공처럼 낙제하여

나와 같은 반에서 공부했고

고등학교 3학년 초에는 그 친구를 따라

전농동 구역 차지 패싸움에 가담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대학 입시를 앞뒀던 나는 친구를 설득한 뒤

나의 부모님의 허락을 받고

친구 집에서 숙식하며 공부에 전념하였고

친구 부모님은 그런 나를 무척 이뻐하셨다.

결국, 우리 둘은 대학에 입학했고 각자 길을 걸어가다

나는 이민을 왔다.

그렇게 수십 년이 흘렀다.

 

몇 년 전 그 친구와  연락이 닿았고

안성에 있는 그 친구의 목장을 찾아 무척

헤맨 뒤에야 겨우 그 친구를 다시 만났다.

어찌나 반가워하던지 새벽 3시까지

이야기를 나누다가 잠이 들었다.

이른 아침 친구가 깨우며 아침상을 내왔다.

밥 먹기 전, 좀 전에 뒷산 약수터에서 떠온 물이라며

마시라고 한다.

그것이 문제의 발단이 되었다.

토사곽란에 걸려 남은 한국 방문 기간 동안

무척 고생이 심했다.

하지만, 이른 새벽에 나를 위해 일부러 약수를 떠온

그 친구의 마음이 내게 고스란히 전해졌기 때문에

너무 기쁘기도 했다.

 

며칠 전 친구에게서 문자가 왔다.

‘광수야, 나 조금 아프다.

그래서 그동안 연락 못했어. 미안해’

마음이 철렁했다.

 

조금 전 커피를 마시다 친구에게 또 문자를 보냈다.

‘몸은 좀 어때?’

 

 

발행인 조광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