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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Calgary Herald

파란색 라인을 놓고 벌어진 공방

모든 사회는 역사를 가지고 있다. 역사는 이미 지나가 버린 시간이지만 그 흔적은 레거시(유산)라는 이름으로 남아 있다. 어떤 레거시는 누군가에게 자부심이지만 누군가에게는 불편할 수 있다. 캘거리 경찰복에 붙이는 패치(patch)를 놓고 이런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문제가 되고 있는 패치는 경찰복 우측 가슴에 붙이는 씬 블루 라인(thin blue line) 패치이다. 세 개의 가로줄이 그어져 있고 그 위에 붉은색 단풍잎이 그려져 있는데 세 개의 가로줄 중에서 가운데 줄의 색이 파란색이다. 씬 블루 라인은 북미의 경찰들이 하나의 상징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 기원은 19세기 크림반도 전쟁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영국군은 러시아 기병대와 맞서는 과정에서 일렬로 길게 줄을 서서 대항했는데 영국군의 군복이 붉은색이어서 하나의 얇은 붉은색 띠를 연상시켰다고 한다. 그래서 씬 레드 라인(thin red line)은 전장에서 적과 맞서 싸우는 아군의 연대를 보여주는 상징이 되었다. 씬 블루 라인이 경찰을 상징하는 의미를 가지게 된 이유는 확실치 않다. 마운트 로열 대학교의 켈리 선드버그(Kelly Sundberg) 교수는 1970년대와 1980년대 대중문화를 지목했다. 당시 경찰이 등장하는 영화에서 “세상의 악, 범죄자, 조직범죄 등과 맞서는” 경찰의 임무를 상징하는 용도로 씬 블루 라인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왜 그 상징이 갑자기 지금 캘거리에서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일까? 일부에서 그것을 다르게 해석하기 때문이다.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활동가들은 그 상징이 시민에 대척하는 경찰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즉 “경찰 대 시민”이라는 대립관계를 표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논쟁은 캘거리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라 이미 다른 도시에서 벌어진 것이다. 그래서 오타와 경찰은 지난달부터 이 패치의 부착을 금지시켰다고 한다.

하지만 캘거리 경찰 측은 그런 주장을 반박했다. 이것은 경찰의 봉사를 상징할 뿐만 아니라 순직한 경찰관에 대한 추념의 의미까지 담고 있다는 것이다. 마크 누펄드(Mark Neufeld) 캘거리 경찰서장은 단호하게 말했다. “우리가 이 심볼을 몸에 붙이면 우리가 인종주의자임을 나타낸다는 주장이 있다. 나는 동의할 수 없다.” 존 오르(John Orr) 캘거리 경찰관 협회 대표도 마찬가지 의견이었다. “캘거리뿐만 아니라 캐나다의 다른 지역에 있는 경찰관들에게 이것은 근무 중 순직한 이들에 대한 기억을 의미함과 동시에 경찰관들의 연대를 나타낸다. 이것은 긍정적인 상징이다.”

이에 대해 Black Lives Matter 캘거리 책임자인 케이 레이튼(Kay Layton)은 그런 상징적 의미가 이미 변했다고 주장했다. “처음에는 자부심, 연대, 자유의 상징이었으리라고 나는 생각한다. 하지만 후에 그것은 백인 국수주의자의 상징으로 변했다. 이제는 공격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그는 캘거리 경찰이 벌이고 있는 반인종주의 노력을 위해서도 그 패치를 금지하는 것이 옳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