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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법 위반 벌금을 받아내려면

한국에는 ‘배운 놈이 더 한다’라는 표현이 있다. 캐나다에도 뭔가 비슷한 의미를 가지는 표현이 있을 듯싶은데 아직까지 들어보지는 못했다. 여기서 ‘더 한다’의 목적어는 암묵적으로 ‘나쁜 짓’이라고 보면 되겠다. 일반화할 수는 없겠지만, 남들보다 가방끈이 더 길거나 좋은 학벌을 가진 사람들이 법을 교묘히 이용해서 이익을 챙기거나 벌을 피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중 대표적인 사례가 벌금이나 세금을 내지 않으려고 꼼수를 쓰는 것이다. 캐나다라고 다를 리 없다.

B.C. 증권 위원회(BCSC)가 이런 미꾸라지 같은 인간들을 응징하기 위해 새로운 조치를 들고 나왔다. 이제 B.C.주에서 증권법(Securities Act) 위반으로 벌금형을 받은 사람이 벌금을 내지 않으면 면허증이나 자동차 등록 갱신을 막아버릴 수 있게 되었다. 이런 종류의 조치는 캐나다에서 B.C.가 처음이다.

“잘못을 저질러서 투자자나 자본 시장에 해를 입혔으면 당연히 죗값을 치러야 한다. 우리가 부과한 벌금을 내지 않으면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것이다”라고 BCSC의 브렌다 렁(Brenda Leong) 최고경영자는 말했다.

BCSC가 이렇게까지 나온다는 것은 실제로 벌금을 안 내는 금융사범들이 많다는 이야기로 해석된다. 그렇다면 알버타는 어떨까? 알버타 증권 위원회(ASC)는 ‘한번 생각은 해 볼게’ 정도이다. 이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다른 방법들이 있다는 설명이다. 일단 ASC에 벌금을 제대로 내지 않은 사람들의 명단이 웹사이트에 올라와 있다. 또한 추심 기관을 이용하거나 소송을 통해서 받아내기도 하며 자산을 압류할 때도 있다고 한다. 문제는 금융사범들의 벌금 회피가 갈수록 교묘해진다는 점이다. 한국도 그렇지만 재산을 모두 다른 사람 이름으로 돌려놓거나 파산신청을 하여 ‘배째라’는 식으로 나오기도 한다. 그런데 2020년에 ASC는 법적으로 중요한 승리를 거둔 바가 있다. 증권법 위반 벌금을 부과받은 이가 파산신청을 하더라도 이 벌금은 면제되지 않게 된 것이다. 앞으로 ASC의 벌금 추심이 난항을 겪게 된다면 BCSC의 사례처럼 자동차도 소유하지 못하게 만들 날이 올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