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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버타에도 스며들고 있는 비정규직 하청 시스템

한국의 노동 시스템에서 지난 몇 년 사이에 가장 큰 쟁점이 되었던 것은 비정규직 고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약 20~30년 전만 하더라도 한국에서는 노동조합 합법화나 복수 노조 허용 같은 것들이 쟁점이었고 10~20년 전에는 무노동 무임금이 큰 논쟁거리였는데 그런 것들은 이제 사그라들었다. 대부분의 기업이 노조를 일단은 인정하고 있으며 노조의 요구에 비교적 잘 대응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노조라는 정규직을 확실하게 대우하는 대신에 비정규직이라는 하위 개념을 만들어서 비용 절감의 짐을 부담시키고 있다. 여기에는 정규직의 해고가 불법인 한국만의 독특한 노동법도 한몫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에 비해 서구는 해고가 자유로운 편이어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구분이 한국처럼 크게 나지는 않아 보인다. 직장을 구할 때 정규직인지 비정규직인지를 따지기보다는 의료 보험이나 기타 혜택들이 어떻게 되는지가 더 관심사항이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에 이런 상황은 조금 바뀌는 모양새이다. 일단 긱 노동자(Geek worker)들이 있다. 우버나 스킵더디시즈(Skip the Dishes)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개인사업자가 되어 일하므로 한국으로 치면 일종의 비정규직이나 다름없다. 한국에서는 오래전부터 트럭 운전사들이 비슷한 조건으로 일해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건설 공사판에서도 비정규직이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이다. 알버타에서 일하는 목수 및 건설 노동자들의 단체인 ARCCAW에 따르면 최근 몇 년 사이에 알버타 건설현장에 하청 노동자가 크게 늘었다고 한다. 그 이유는 건설 업체가 노동자의 연금과 보험을 직접 부담하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작은 주택 건설 현장 같은 곳뿐만 아니라 에드먼턴의 Anthony Henday Drive 보수 공사 같은 대형 공사 현장에서도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다리 보수 공사를 하는 많은 업체들이 있는데 모두 비슷하다. 이들은 현장 노동자를 직원이 아니라 하청업자로 올려놓는다.” 이렇게 하면 연금, 보험, 세금 등의 책임이 하청업자에게 넘어가고, 공사 중 문제가 발생해도 하청업자의 책임으로 떠넘길 수 있게 된다. 기시감이 드는 이야기이다.

ARCCAW의 책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런 일을 하는 일부는 건설업 종사자가 아니다. 그들은 그냥 장사꾼이다. 그들은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다. 이것은 나쁜 방향으로 진행되는 경쟁이다… 이건 마치 현대판 농노 제도이다.” 이들은 공사업체들이 세금과 연금을 회피하고 있기 때문에 결국은 주정부의 재정에 피해를 주고 있다면서 주정부가 개입할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