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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Global News

잿더미 위에서 또 한 번 더 절망에 빠진 한인 부부

심 씨 부부가 한국을 떠나 캐나다의 캘거리에 발을 디딘 것은 2001년이었다. “두 자녀의 보다 나은 미래를 바라고” 이국 땅에 온 심 씨 부부의 캐나다 삶은 고되었다. 지금은 토론토에서 프로젝트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다는 아들 존 심(John Shim) 씨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애였지만 지금도 기억합니다. 내 부모님은 처음 3년 동안은 차가 없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엔지니어였던 아버지는 두 곳의 주유소 캐쉬어와 한 곳의 편의점 직원으로 세 가지 일을 하셨습니다. 어머니도 패스트푸드 매장 두 곳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셨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두 분은 뚜벅이로 일을 다니셨습니다. 지금 되돌아보면 어떻게 버티셨는지 정말로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두 분은 저와 제 여동생을 키우는 동안 웃음을 잃지 않으셨습니다.”

마침내 2004년 9월에 부부는 차를 마련했고 남편인 존(아들과 동명임) 씨는 부족한 영어 실력이었지만 엔지니어 일자리를 구했다. 하지만 저녁 시간과 주말에는 편의점에서 계속 일했고 부인인 웬디 씨도 패스트푸드 매장에서 계속 일해서 마침내 스토어 매니저 자리에까지 올랐다.

아들인 존 심 씨가 알버타 대학교 화학 공학과를 졸업하던 2013년에 부부는 캘거리 1910 Centre Street NE에 있는 DQ 매장에 투자를 하기로 결심했다. “나는 두 분의 생각에 열광하지 않았습니다. 그 당시 우리 가족이 가진 돈을 남김없이 모두 쏟아부어야 했으니까요. 하지만 두 분은 저와 제 여동생을 앉혀 놓고 상황을 설명해주셨습니다. 이 기회를 잡으면, 교회와 커뮤니티와 친구, 친척들을 위해 뭔가 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고 말이죠.”

그렇게 DQ 매장의 영업권을 손에 넣은 부부는 20명의 풀타임/파트타임 직원을 고용하면서 일부 직원들에게는 장학금도 주었고, 지역 병원과 교회를 위한 모금 활동도 벌였다. 안정된 삶에 안착한 듯 보였던 부부 앞에 시련이 닥친 것은 2019년 10월 8일이었다. 건물에 불이 난 것이다. 오후 5시 30분쯤 지붕을 뚫고 나온 불길은 가게 전체를 완전히 망가뜨렸다.

“우리 DQ가 불타고 있어. 모든 것이 타 버리고 있어.” 존 심 씨는 당일 전화기 너머로 흐느끼던 어머니의 목소리를 기억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불타는 건물은 캘거리로 이민 온 후 그 힘든 시간을 통해 두 분이 이뤄낸 것들이 타버리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잿더미가 되어 버린 삶의 터전 위에서 한없이 눈물을 흘렸을 부부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더 큰 절망이었다. 두 사람은 그 자리에 다시 DQ 가게를 짓고 싶었으나 캘거리시에서 건축허가 신청을 반려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화재로 손실된 건물 자리에 다시 같은 용도의 건물을 짓는 것은 별문제 없이 통과되는 사안이었다. 하지만 캘거리시는 이 자리에 고층의 현대식 건물을 짓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반려했다. 이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 사람이 이곳을 지역구로 둔 드루 패럴 시의원이다. “우리는 건물의 소유주와 프랜차이즈에게 동정을 금할 길이 없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신청서에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나은 것을 지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 부지 단독으로 하거나 아니면 인접한 부지와 합쳐서 복합 고밀도 개발을 할 수 있다. 그 안에 새로운 DQ가 포함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드라이브스루는 안 된다”라고 그녀는 시의 담당자에게 의견을 전달했다.

그렇지만 막상 이 토지의 소유주는 그럴 생각이 전혀 없다. 88세의 고령인 지주를 대신하고 있는 며느리 실라 고든(Sheila Gordon) 씨는 그들이 개발업자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들의 보험은 잃어버린 건물을 그대로 재건할 수준만 보상할 뿐, “복합 고밀도 개발”을 추진할 수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앞으로 Green Line LRT가 뚫리면 요지가 될 것이라는 기대만으로 어마어마한 재정적 위험을 감수할 수는 없다고 그녀는 말했다.

결국 심 씨 가족은 시의 개발 재심 위원회 문을 두드렸고, 이들의 사연은 이를 통해 캘거리 시민들에게 알려졌다.

심 씨 가족을 돕기 위한 고펀드미 페이지도 개설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