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ffee Time
오늘은 캐나다 공휴일인
‘빅토리아 데이’이다.
빅토리아 데이가 되면
‘고사리 따기’가 연상되곤 하는데,
이맘때쯤 고사리순이
알맞게 자라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이민 온 그다음 해에 동네 이웃에게 이끌려
BC주 레벨스톡으로 향했다.
조그마하고 조용한 동네였다.
모텔에 짐을 풀자마자
고사리가 자라는 장소에 도착하여
뭐가 먹고사리순인지,
어떻게 따는지 설명을 들었다.
도시에서 자란 나로서는
처음 해 보는 일이라 신기하기도 했지만,
당시 어린 두 딸도 고사리순을 발견하면
몹시 기뻐했던 기억이 난다.
수확한 고사리를 처리하는 과정도 재미있었다.
끓는 물에 삶고, 냇가 자갈밭에 널어 말리고,
꼬들꼬들해지면 큰 비닐봉지에 담는다.
몇 년간을 그렇게 하다가
번거롭지 않은 방법을 전해 들었다.
고사리를 깔고 굵은 소금을 뿌리면서
켜켜이 쌓기만 하면
삶은 것 같이 숨이 죽는다는 것이다.
처음 고사리를 따고 집으로 오는 동안
거리의 가로등까지도
고사리로 보였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가 보지 못한 지 수년이 흘렀지만,
지금은 가보고 싶어도
코로나로 BC주 출입이 어렵게 되어
갈 수도 없는 상황이다.
창밖에 종일 비가 내린다.
고사리 넣은 얼큰한 육개장 생각이 난다.
발행인 조광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