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을 어떻게 대응해 나가면 좋을까?
동양인으로 캐나다에 살면서 차별을 겪는다는 생각을 크게 해 본 적은 없었다. 그러나, 최근 코비드 19를 겪으면서 동양인으로서의 행보가 다소 조심스러워졌다. 그동안, ‘흑인 차별’은 사회적으로 이슈화되고 널리 공감대를 형성하며 분노를 일으키기도 했지만, 사실 동양인 차별은 언급조차 되지 않을 정도로 시선을 끌지 못해 왔다. 그래서인지, 차별로 인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는 것은 상당히 불쾌하고 염려스러우나, ‘동양인 차별’이 이슈가 되어 회자하면서 풀어나가려는 노력이라도 할 수 있게 된 것은 그나마 다행이지 않을까 싶다.
지난주, 신토불이를 외치며 단일민족임을 자랑삼던 한국에서 다인종을 향한 차별은 어떻게 형성되어왔는지를 살펴보았다. 70년대 ‘일등국으로 가는 길’이라는 TV 다큐멘터리가 제작되기도 했던 한국에서 교육받고 자라난 내가 한국보다 덜 발전된 나라에서 온 사람을 대할 때 과연 동등한 마음이 있는지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무의식 속에 숨어있던 차별이었을지라도 이번을 계기로 되돌아보며 반성해 보는 기회가 되었다.
이번 주 김영인 사회복지사가 소개하는 내용에는 ‘차별’을 겪는 다양한 심정, 그리고 차별을 어떻게 대응해 나가면 좋을지 실제적인 방법을 제안하고 있다,
‘나’의 경험 돌아보기
• 당신은 타지에 살면서, 혹은 여행을 하면서 아래의 일을 겪거나 행한 적이 있습니까?
차별로 인한:
– 답답함과 속상함
– 물리적, 정신적, 혹은 정서적 위협
– 상대방의 인종이나 민족성에 대해 과하게 비난
– 인종차별적 언사 사용
– 무언가 잘못을 저지른 그 개인이 아닌 “(특정한 인종이나 민족들을 향해) 그 민족,
인종이 다 그렇지 뭐”라는 등의 일반화
인종차별의 맥락에서, 살면서 어떤 상황에서 위의 감정들을 겪어봤는지 돌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면서도 본인은 상대의 인종이나 민족성에 대하여 과하게 비난한 적이 있는지, 인종차별적인 언행을 한 적이 있지는 않은지에 대해서도 성찰을 하는 것도 필요하다.
함께 생각해보자.
늦은 밤 당신이 한 전철역에서 귀갓길 열차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한 젊고 덩치가 큰 남자가 다가와 당신에게 모욕적이고 인종차별적인 말을 한다. 이에 어떻게 대응을 하면 좋을까?
대답을 해줘야 할까?
그 사람의 반대 방향으로 걸어 멀리 피해야 할까?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어야 할까?
패닉 알람을 사용해야 할까?
사실 개인의 순발력과 주변의 상황,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수단 등 다른 많은 요소들이 종합적으로 계산되어야 하기 때문에 이런 상황들에 이렇다 할 수 있는 하나의 정답은 없다. 본인의 신변에 해가 되지 않을 정도의, 안전이 확보되는 방법이라면 뭐든 좋은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다음에 제시된 몇 가지 대항하는 방법이 인종차별을 당했을 때 참고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점잖은 대응
몇몇 인종 차별적인 태도들은 (집단) 괴롭힘의 성격을 띤다.
• 만약 신변이 위험하다 느끼면 자리를 떠나는 게 맞는데, 예를 들어
– 유동인구가 많은 공공장소 찾기,
– 공적인 권위자 찾기 (경비, 경찰, 상사 등), 그리고
– 안전한 장소 찾기 (사무실 문 잠그기, 택시 타기, 집에 가기, 경찰서 가기) 등이 있다.
• 많은 인종 차별적인 태도들은 비물리적 차별의 형태로 나타나는데, 가해자는 스스로 그런 언행을 인지하지 못할 수 있으므로 그 사람과 일단 가능한 한 차분하게 대화로 풀어보는 것이 현명하다고 할 수 있다.
– 그 행동이 정말 적절하다고 생각했는가.
– 왜 이런 식의 말이나 행동을 했는가.
– 인종차별은 ‘농담’이 되어 재미있는 웃음거리가 될 수 없음을 알고 있는가.
신고하기
인종 차별 신고망 – 캐나다 내 통용 (한국어를 비롯한 다른 언어들로 신고 가능)
• 온라인 Online: https://act2endracism.ca/
• 문자 Text: 1-587-507-3838
– 수집된 정보들은 그 누구에게도 공유되지 않으며, 오직 기관에서 증거를 수집하고 분
석해 계속되는 인종 차별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기 위한 용도로 쓰인다.
– 따라서 경찰에게는 따로 연락이나 신고가 들어가지 않으니 긴급 시 꼭 911에 먼저
신고를 해야 한다.
– 상황에 따라 꼭 경찰을 찾지 않고도 문제를 해결해 볼 수 있는 방법은 보통 직속 상
사 및 믿을 수 있는 동료에게 찾아가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인데, 이후에도 아무 조
치가 취해지지 않는다면 좀 더 윗선으로 찾아가 문제해결을 촉구할 수 있다.
– 학교로 예를 들어보자면, 학교 선생님에게 문제제기를 했는데 아무런 조치도 취해
지지 않는다면 그다음엔 상담 선생님, 교장 선생님 등 좀 더 영향력을 가진 ‘공적인
권위자’에게 찾아가는 것이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정보 및 자료 제공: 김영인 사회복지사, 정리: 백전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