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ffee Time

Coffee Time

아침에 눈을 뜨고

상쾌한 공기를 마시러 베란다로 나가 보았더니,

간밤에 바람이 심하게 분 탓인지

바닥에 노오란 송홧가루가 내려앉았다.

고운 가루를 보고 있노라니

학창 시절 국어 시간에 읽었던

박목월 시인의 <윤사월>이 떠올랐다.

감성이 예민했던 시절, 첫 구절을 읽는 순간

고요한 시골 풍경이 그려졌던 기억이 난다.

 

“송홧가루 날리는

외딴 봉우리”

…..

 

특히, 후반부의

“산지기 외딴집

눈먼 처녀사

문설주에 귀 대이고

엿듣고 있다”에서는

무언가를 동경하는 듯한 모습이 그려지며

순수함과 애처로움이 느껴져 마음이 뭉클했었다.

 

‘송화’하면 생각나는 것이 있는데 ‘송화다식’이다.

다식은 조선 시대부터 내려오는 큰 상차림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필수 품목이었다.

쌀, 밤, 콩, 깨 등의 곡물을 가루로 만들어 반죽하여

전통 문양이 담긴 다식판에 넣고 눌러

모양을 내 만든 음식이다.

송화다식은 텁텁하고 별 특별한 맛은 못 느꼈지만

고운 색상은 정말 예뻤다.

나는 검은깨 다식을 좋아했다.

다양한 색상의 다식을 보면 색동을 연상하게 되어

한국 전통 음식임을 느낄 수 있다.

옛날에 장 담글 때 송홧가루가 날리면

장독 뚜껑을 열어 놓았다.

그러면 장맛이 뛰어나다고 한다.

 

<윤사월>의 짧은 시구가 입에 맴돈다.

따끈한 차 한 잔에 송화다식이 생각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