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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ID-19보다 무서운 의료용 마약

오피오이드로 인한 사망이 심각하다. 올해 1월부터 4월 사이에 알버타에서만 488명이 오피오이드 과용으로 사망했다. 4월 한 달에만 109명이 숨졌다. 수치로만 놓고 보면 COVID-19 팬데믹보다 더 치명적이다.

오피오이드(opioid)는 흔히 ‘마약성 진통제’라고 불린다. 하지만 이것을 과연 ‘진통제’라는 약으로 보아야 할지는 의문이다. 실제로 나타나는 현상은 진통제로서의 효과보다는 마약으로서의 폐해가 더 커 보인다. 따라서 ‘의료용 마약’이라고 부르는 것이 더 적절하지 않은가 싶다.

오피오이드 과용에 의한 사망은 몇 년 전부터 큰 사회 문제가 되어 왔고 정부에서 여러 대책을 시행해 왔다. 그래서 조금 감소 추세로 돌아서는 듯 보였으나 팬데믹 이후에 다시 급격히 증가하는 양상을 보여줬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자가격리와 야외 활동 제한으로 인한 부작용으로 보는 견해가 있고, UCP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관리 마약방’ 폐쇄 정책의 부작용으로 보는 견해가 있다. 야당에서는 후자를 강력하게 지적하고 있다.

UCP 정부와 NDP가 가장 충돌하고 있는 쟁점은 ‘관리 마약방(supervised consumption site)’이다. 이곳은 마약 중독자에게 마약을 제공하는 공적 장소이다. NDP가 추진했던 이 사업의 근거는 다음과 같다. 이미 마약에 중독되어 있는 사람은 마약 없이는 살 수가 없으므로 정부가 이들에게 일정량의 마약을 제공하자는 것이다. 공개된 장소에서 훈련받은 이에 의해 마약을 제공함으로써 음성적으로 이루어지는 마약 투여를 양지로 끌어 올려 마약 사고를 줄이고 중독자들을 제대로 파악하는 장점이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UCP 정부는 생각이 다르다. 마약에 중독된 사람은 치료해서 중독으로부터 빠져나오도록 하는 것이 맞다는 것이다. 계속 마약을 제공하면 평생 마약 중독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논리이다.

세상은 변하고 규범도 변한다. 마리화나를 강력하게 단속하던 시절이 있었으나 이제는 캐나다에서 성인이면 누구나 마리화나를 합법적으로 즐길 수 있다. 마약 중독자는 당연히 치료 시설에 보내서 마약을 끊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믿던 시절이 있었다. 이제는 그런 믿음을 수정해야 할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