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사는 법

차별을 어떻게 대응해 나가면 좋을까?(7)

캐나다는 2016년 기준 250여 개 민족이 어울려 살고 있다. 전체 인구 중 백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6년 기준 72.9%이고 원주민 4.4% 중동과 흑인 그리고 동양인이 약 23%에 해당한다. 중국인은 5.1%이며 한인은 0.5%(한국어를 모국어로 삼는 인구 160, 455명, 2016년 기준)이며, 자신의 뿌리를 한국인이라 여기는 사람은 약 2십만 명이다. 비율에서만 보더라도 한인은 소수 민족 중에서도 아주 적은 수이다.

 

다수가 사는 지역으로 이민 온 한인에게 행해지는 동양인 차별은 어쩌면 당연하다고 받아들였고, 그 차별 또한, 이민자로서 견뎌내야 하는 덕목이나 과제로 여겨왔다. 하지만, 이번 팬더믹으로 인한 동양인 혐오 범죄는 정도를 넘었다. 사실 그 사소한 사건들이 범죄였으며 다만, 우리는 스스로를 주변인이라 여기며 차별을 범죄로 여기지 않았고 눈치채더라도 그냥 지나쳐 왔다.  이렇게 해서 쌓여진 차별은 점점 정도를 넘어 범죄화되어 어느 순간 내가 살고 있는 주변으로 다가오고 말았다. 더 이상의 방관은 우리가 살고 있는 공동체 사회를 무너뜨리는 것임을 자각하며, 모두가 건강하고 살기 좋은 사회가 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이 주제를 계속해 본다.

 

지난주에 이어 김영인 사회 복지사와 편견과 차별 그리고 고정관념을 겪을 때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좋은지 알아본다.

 

백전희: 이렇게 ‘차별’을 강의하신 것은 현재 일하는 단체의 프로젝트인지요?

김영인: 현재 회사에서는 아무래도 첫 직장으로서 적응하고, 그다음엔 항상 클라이언트들, 특히 난민들의 상황에 대하여 집중적으로 이야기를 해오다 보니 차별이란 주제에 대해 따로 깊이 생각해본 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 이 강의는 제안해 주신 분들로부터, 그리고 제 개인적인 관심에서 출발했습니다. 어린 나이에 이민 와 저와 제 가족이 학교나 사회로부터 소외되던 부분들과 또 동양인으로서의 정체성 때문에 고민하면서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어린 시절, 이곳에서 나고 자란 백인 친구들이 좋아하는 것은 무엇이며 관심 있는 것은 어떤 것인지를 처음부터 알 수 있었다면 그런 느낌이 덜 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백전희: 이민자를 받아들여 국가 구성원을 채우는 캐나다에서 이민자가 토박이 문화를 알아가는 것도 좋지만, 이민자를 받아들인 사회에서도 그들이 받아들인 다른 민족과 문화 그리고 그들의 관심사를 이해하려는 노력  또한 해야 하는 것 아닐까요?

김영인: 모자이크 사회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게 당연히 해야 하는 거로 생각합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차별을 축소하기 위해 일하고 계시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자면 특히 교육에 있어서 아직도 이런 다양성의 중요성에 대한, 그리고 말 뿐만이 아닌 이해를 위한 효과적인 방법 등이 많이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많아요. 그래서 끊임없이 관련 단체들에서 연구한다거나 좋은 사례들을 찾아 좀 더 나은 교육 방침이나 내용을 제시하는 거로 알고 있습니다. 많은 것은 결국 올바른 교육과 생각에서 시작되는 거니까요.

 

백전희: 그 밖에 드러내 놓고 하지 않는 은근한 눈빛이나 행동에서 느낄 수 있는 동양인 차별은 허다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심지어, 흑인과 중동 그리고 그 아래에 동양인이 있다는 말도 있습니다. 

김영인: 저도 그런 이야기를 들어보긴 했어요. 하지만 그건 그냥 표면적으로 동양인이라면 영어를 못 한다거나 발음이 우스꽝스럽다거나, 보통 미디어에서 극대화되는 편견과 고정관념들이 빚어낸 비물리적 차별 표현이 아닐까 해요. 하지만 우리 중에서도 그런 사람들이 있고, 또 노골적으로 그 상대들에게 혐오를 표출하기도 한다는 걸 알고 있어야 합니다. 사람이라면 잘못된 편견과 고정관념 등에 빠질 수 있고, 그걸 스스로 깨닫고 조심하지 않는다면 우리를 차별하는 사람들과 다를 바 없게 되겠죠.

 

백전희: 아주 오래전 이야기이긴 합니다만, 지인의 자녀가 겪었던 차별 경험을 나누고 싶습니다. 지인의 아이가 캘거리에 이민 와 6학년부터 시작했고 7학년에 반 학생으로부터 차별당한 경험을 들었어요. 하루는 울상을 하며 집으로 돌아와 물어보니 칠판을 닦고 있는데 뒤에서 누군가 “Go back to your country”라고 하더랍니다. 당장, 학교로 달려가 마침 교실에 있던 선생님에게 항의하며 호소했다고 합니다. 다행히도 담임 선생님이 잘 이해해 주며  다음 날 아침 학생들을 잘 훈육했고 이후로는 그런 일이 없이 잘 지냈다고 합니다. 어린 학생들이어서 그랬는지 선생님 말씀을 잘 따르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렇게 보면 학교에서의 교육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김영인: 저는 제 경험은 아니지만, 학부 때 후배 중 하나가 제게 이야기해 줬던 게 있어요. 듣는 수업 중 하나에서 어떤 백인 학생이 발음이 좋지 않은 한 중국 학생이 발표할 때마다 고개를 젓는다거나 계속해서 “뭐라고? 잘 못 알아듣겠어” 등 노골적인 혐오 표현을 한다고 하더라고요. 실제로는 그 학생 외엔 못 알아들었다고 하는 사람들도 없었다고 하고요. 당시에 해결은 아직이라는 이야기만 들어서 잘 해결이 되었는지, 또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후속 조치가 이루어졌는지는 모르겠네요. 제가 해당 수업의 교수였고 올바른 대처를 할 거였다면 아마 그 자리에서 바른 행동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했을 것 같습니다.

 

다음 주에 계속….

 

대화에는 디스타임 백전희 기자와 김영인 사회복지사가 참가하였다.

 

정리: 백전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