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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This Time

알버타 주민 절반 이상 ‘빌린 돈 갚을 수 있을까?’고민 중

알버타 주민 중 절반 이상은 현재 자신이 지고 있는 채무를 상환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알버타 주민 네 명중 한 명은 자신이 채무와 생활비를 감당할 수 없어 파산한 상태라고 보고했으며 절반가량은 내년에 빚을 더 지지 않고는 지출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빚에 대한 부담은 점점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캐나다 중앙은행이 물가 상승 억제를 위해 이자율을 높여 유동성을 흡수하게 되면 가계부채 규모가 큰 사람들에겐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 알버타 주민 절반 이상 “채무 상환 어려울 것” = 채무 상환 컨설팅 업체인 MNP가 여론조사기관 입소스(Ipsos)에 의뢰해 시행한 대규모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54%의 알버타 주민은 자신의 채무 상황이 어려울 것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캐나다 내 다른 주에 비해 가장 높은 수치다. 또 설문에 참가한 알버타 주민 4명 중 1명은 자신이 생계비와 채무 상환을 위해 필요한 돈을 벌지 못하는, 실질적인 ‘파산’상태라고 답했다.

 

이 같은 가계부채의 증가는 코로나-19에 따른 중앙은행의 저금리 기조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응답자의 55%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지속된 저금리 기조를 이용, 평소 같으면 구매하기 어려웠던 집이나 자동차 등을 돈을 빌려 구매했다고 답했다.

 

문제는 이 같은 상황이 앞으로 더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응답자의 45% 정도는 돈을 더 빌리지 않고는 내년에 필요한 지출을 감당할 수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경제 활성화를 위해 캐나다 중앙은행이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그나마 상황이 낫지만, 문제는 경제가 과열되고 중앙은행이 경제 버블과 물가상승을 막기 위해 금리 인상을 고려할 때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경제를 위해선 금리 인상이 필수적이지만 높은 가계부채에 따라 파산자가 늘 것을 우려해 중앙은행이 시기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다.

 

▶ 팬데믹이 가져온 양극화 =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가계부채 증가가 저소득층에게 집중됐다는 점이다. 실제 캐나다 전체를 대상으로 한 같은 조사에서 소득이 높은 가구는 팬데믹 이전보다 가계 부채 상황이 개선됐다고 답한 반면, 저소득층 가구로 갈수록 상황이 나빠졌다고 답했다. 연방 정부가 CERB, CRB 등의 보조금을 통해 일을 할 수 없게 된 사람들을 지원했음에도 불구하고 팬데믹에 따른 저금리 기조와 소비 축소는 분명한 양극화를 가져온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은 알버타라고 다르지 않다. 설문조사에 응답한 알버타 주민 3명 중 1명은 알버타 주의 경제 제재 조치 완화에 따라 평소보다 지출을 늘릴 계획이라고 답해 자신의 경제적 상황이 개선됐음을 시사했다.

 

▶ 금리 인상 시 충격 어쩌나 = 문제는 현재의 저금리 기조가 끝나고 금리 인상이 단행될 경우 가계경제에 몰아닥칠 충격이다. 중앙은행은 지난 5월 말께 주택 가격 상승에 대해 걱정하면서도 금리를 인상하겠다는 발언을 하지 않았다. 중앙은행은 팬데믹이 선언된 지난 2020년 3월 금리를 기존의 0.75%에서 역대 최저 수준인 0.25%로 낮춘 후 지금까지 저금리 기조를 유지 중이다.

 

그러나 만약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상하게 되면 저금리 기조를 틈타 돈을 빌려 자산을 구매한 사람들에게 당장 타격이 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젊은 층이 팬데믹 기간 동안 돈을 빌려 주택을 구매한 경우가 많은데 금리가 인상될 경우 채무를 상환하지 못하는 상태가 되면서 파산에 이를 가능성이 높다. 이미 같은 설문조사에서 3명 중 1명은 자신이 ‘하우스푸어’ 상태에 있는 것 같다고 답했으며, 약 550만 명의 주택 보유자들은 금리 인상이나 실직 등 충격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답하고 있다. 캐나다 모기지 및 주택 공사(Canada Mortgage and Housing Corporation)가 내놓은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주택을 구입한 사람 3명 중 2명은 자신이 감당 가능한 한계까지 돈을 짜내 주택 구매에 사용했다고 답한 바 있다.

 

 

디스타임 김재현 리포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