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ffee Time
떠나보내는 게 아쉬운가 보다.
그렇게 뜨거웠던 여름이 언제 그랬냐는 듯
벌써 기억에서 사라져 간다.
이 여름을 또다시 맞이하려면
1년의 세월을 기다려야 한다.
보내는 여름을 붙잡으려는 듯
18세 시절 ‘고등부 여름 수양회’를 추억해 본다.
남학생이었음에도 부모님으로부터
2박 3일의 외박을 겨우 허락받고
자유 시간을 만끽했었다.
그곳은 경기도 미사리.
모래사장이 참 고왔다.
아침 예배, 점심 식사, 오후 말씀 집회
그리고 저녁 식사를 마치고
밤이 되면 둘러앉아 통기타 치면서
‘모닥불 피워 놓고 마주 앉아서….’를 부르며
그야말로 탁 트인 공간 속에서
무한한 자유로움에 젖어 들었다.
밤하늘의 별은 쏟아지듯 많았고
더욱더 놀라운 것은 바로 머리 위로
떠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만큼
가깝게 느껴졌다.
몇 년 전 한국 방문 시
미사리가 그리워 그곳을 찾았다.
나룻배 타고 건넜던 강에는 다리가 세워졌고
통기타 가수들이 모이는
카페촌으로 바뀌어 있었다.
옛날의 마포 나루터가 자취를 감추었듯….
내가 가장 좋아하는 가을이 곧 올 텐데,
왠지 올해는 떠나는 여름이 아쉽기만 하다.
발행인 조광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