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강한 방역 요구하는 의사들 vs 코로나 파티하는 주민들
코로나-19 4차 유행으로 결국 알버타의 의료 붕괴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중환자실 병상이 가득 차 이제는 생존 확률을 생각해가며 살아남을 만한 환자들만 가려서 받아야 할 지경에 도달한 상황이다. 의사들은 현재 내려진 방역 조치만으론 부족하다면서 최저 4주 이상의 비필수 영업장 실내 영업 중지 등을 포함한 보다 강한 방역 조치를 요구하고 나섰지만 정작 알버타 북부의 한 마을에선 수십 명의 사람들이 자연 면역을 얻겠다며 코로나 파티를 벌이다 중환자실로 실려 가는 어처구니없는 사태도 벌어졌다.
▶ 한때 ICU 사용 90% 도달, ‘분류정책’ 사용 초읽기 = 평소 알버타주의 중환자실 병상은 총 173개, 코로나-19 이후 병원들은 인력과 병상 재배치를 통해 195개의 병상을 더 확보해 지난주 금요일의 경우 총 368개의 중환자 집중 치료 병상(Intensive Care Unit : ICU)이 운영 중이었다. 그러나 그중 304개는 이미 환자로 가득 차 환자 점유율은 약 83%에 달했다. 환자의 대부분은 코로나-19 감염 환자였다.
ICU의 환자 점유율이 90%가 넘으면 분류정책(the triage policy)이 시행되면서, 중환자가 실려 올 경우 의사가 환자를 분류해 치료를 받으면 살아남을 가능성이 있는 환자만 받게 된다. 그나마 이는 지난 목요일의 89%에서 조금 떨어진 상황.
지역별로 보면 알버타 중부지역은 병상 점유율이 이미 100%를 넘어섰으며 남부는 89%, 북부는 87%의 점유율을 보였다. 에드먼턴은 84%, 캘거리는 75%로 대도시의 경우 그나마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었지만 안심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현재 연방정부는 알버타 주정부의 요청에 따라 캐나다 적십자 물품 사용승인, 군 인력 투입, 중환자 외부 이송 등의 지원을 제공하는 중이다.
▶ 전(前) 의료 책임자 ‘의료 붕괴 막기 위해 더 강한 방역 조치 필요’ = 의료 붕괴가 코앞에 다다르자 의료계에서는 더 강한 방역 조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늘고 있다. 전(前) 알버타주 의료 책임자(chef medical officer)인 제임스 탈봇(James Talbot) 박사는 노엘 기브니(Noel Gibney) 중환자 전문의와 함께 제이슨 코핑(Jason Copping) 신임 알버타 보건부 장관에게 공동 서한을 보내고 방역 조치 강화를 주문했다.
이 편지에서 이들은 ▷ 중환자들의 타 주 이송 ▷ 필수적이지 않은 영업장 출입 시 백신 접종 증명서 제시 의무화 ▷ 술집 영업 중지, 식당 실내 영업 금지, 실내 체육시설 영업 중지 등을 포함한 파이어 브레이크(fire break : 불이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주변의 인화성 물질을 모두 없애는 활동) 스타일의 방역 조치 최저 4주 이상 시행 ▷ 교실 수업을 포함, 모든 학교에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 코로나 양성 환자 접촉자 추적 검사 ▷ 정부 및 알버타 청십자(Alberta Blue Cross) 등 정부 유관 일접 기관 종사자들에 대한 백신 접종 의무화 ▷ 필수, 비필수 영업장 직원들의 백신 접종 의무화 등 7가지 조치를 주문했다.
▶ 이 와중에 코로나 파티 벌인 주민들 집단 감염 = 이 와중에 자연 면역을 얻겠다며 코로나 파티를 벌인 마을 주민들이 집단 감염돼 중환자실에 실려 가는 일도 벌어졌다. 제스퍼 국립공원 근처에 있는 마을 에드슨(Edson)에서는 몇 주전 주민 70~80명이 모여 ‘자연 면역’을 얻겠다며 코로나 파티를 벌였다. 알버타 헬스에 따르면 지난 9월 15일 이후 6명의 주민이 코로나 중증 질환으로 에드먼턴 등 주변 지역 ICU로 실려 갔다. 에드슨 지역의 최근 코로나-19 사망자만도 3명이다. 알버타 의료 책임자 디나 힌쇼 박사는 “이 같은 행사를 개최하려는 사람이 또 있다면 그 결과가 얼마나 위험한지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한다”고 경고했다.
디스타임 김재현 리포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