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부족으로 올겨울 퍼내스(furnace) 공급 부족 비상
이번 여름, 북미대륙 전역을 덮친 폭염으로 서둘러 에어컨을 구하러 다닌 사람들은 짧아도 1개월 반, 길게는 6개월씩 기다려야 에어컨 설치가 가능하다는 말을 듣고 낭패한 기억이 있을 것이다. 이번에는 세계적인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대다수 캐나다 주택의 난방을 책임지는 퍼내스 (furnace) 공급에 부족이 예상돼 냉난방 업계가 비상이 걸렸다. 전문가들은 겨울이 오기 전에 미리 퍼내스를 점검받고, 이상이 있을 경우 미리미리 부품이나 새 퍼내스를 주문하는 등 미리 대비해 둬야 겨울 추위 속에서 벽난로에 의지해 생활하는 참사를 피할 수 있을 것이라 경고하고 있다.
▶ 여름엔 에어컨 대란, 겨울엔 퍼내스 대란? = 이번 여름의 경우 북미 대륙 전역을 강타한 불볕더위와 코비드에 따른 전 세계적인 물류운송체계의 부족, 전 세계적인 생산기지인 중국의 생산 차질로 북미지역 전체에서 에어컨 품귀 현상이 일었다. 에어컨 기기는 물론이거니와, 구리관이나 축전기(capacitor) 등 부품도 부족해 더위 속에서 고장 난 에어컨을 고치는 데만 사람들이 한 두 달씩 기다려야 했으며, 에어컨을 교체하거나 새로 설치하려 하는 경우 아직까지도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다.
하지만 이는 서막에 불과하다는 평이다. 겨울을 앞두고 이번엔 난방기구 퍼내스 품귀 현상이 빚어지는 중인 것. 전 세계적인 반도체 품귀 현상에 중국의 철강 산업 생산력 부족으로 퍼내스 생산 업체들이 부품을 수급하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는 것이다. 캘거리에 기반을 둔 배관, 냉/난방 전문회사 윌러 메커니컬(Wiehler mechanical)의 현 대표 존 윌러(John wiehler)씨는 “최근 HVAC 설치 업체에서 도매상에 퍼내스를 주문할 경우 주문량의 20% 정도 밖에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취재진에 설명했다. 물건이 부족한 도매상들이 자체적으로 업체마다 할당량(Quota)을 두고 물건을 공급 중이라는 것이다.
▶ 퍼내스 대란 대비는? = 가장 좋은 것은 이번 겨울 동안 별 탈 없이 보낼 수 있도록 퍼내스나 보일러 등 난방 장비를 미리 점검받아두는 것이다.
윌러 메커니컬의 냉/난방 기사 리암(Liam)은 “퍼내스의 경우 안전 관련 부품인 플레임 센서나 모터 등에 문제가 발생하면 안전상의 이유로 동작을 정지하는 경우가 많다”며 “버너에 불이 있는지를 감지하고 불이 꺼지면 가스 밸브를 잠그는 역할을 하는 플레임 센서의 경우 계속 속에 있다 보니 표면에 그을음이 붙으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불을 감지하는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스 밸브를 잠가버리는 경우가 있는 만큼 주기적인 청소와 관리가 필수적”이라 말했다.
관리 중에 주요 부품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하루라도 빨리 퍼내스를 주문해 두는 편이 좋다. 존 윌러는 “에어컨 없이 1달~1달 반 정도 여름을 나는 것은 힘든 일이었지만, 퍼내스 없이 전열기나 벽난로만으로 한겨울의 1달~1달 반을 버티는 것은 생존과 관련된 문제”라며 “미리미리 점검하고 필요시 최대한 빨리 퍼내스나 관련 부품을 주문해 두는 게 현명한 일”이라 조언했다.
▶ 알버타 이번 겨울은? = 한편 알버타 주의 이번 겨울은 초겨울의 경우 갑작스러운 추위가 예년보다 빨리 찾아오고, 이후부터는 기온과 강수량이 오르락내리락하는 “춥고도 엎치락뒤치락하는 겨울”(frosty flip-flop winter)이 될 것이라고 매년 장기 일기예보를 해오고 있는 올드 파머스 알마냑(Old Farmers Almanac)이 전망했다. 이들의 예보에 따르면 온타리오, 퀘벡 등 동부지역은 예년에 비해 혹독한 추위를 경험할 것이고 BC주는 예년보다 온화한 겨울이 될 전망이다. .
디스타임 김재현 리포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