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고점 달했나? 주택구입능력지수 10년 내 최고점 올라
코로나-19 이후 캐나다 중앙은행(Bank of Canada)이 사상 최저치인 0.25%의 정책이자율을 유지하고 있지만, 캐나다인들의 주택구입능력지수(Housing Affordability Index : HAI)는 계속해서 크게 몰라 10년 내 최대치까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HAI란 전체 생활비에서 주택 모기지 원리금 상환금액이 차지하는 비율을 의미하는 것으로 높을수록 주택 구입이 가계에 더 큰 부담을 주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돈을 빌리는 데 따른 이자율은 줄었지만, 주택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모기지 원금이 늘어 생긴 현상이다. 주택구입능력지수가 높아질수록 사람들은 주택 구매를 꺼리게 돼 주택 가격이 약세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아진다. 집값 고점의 신호가 아니냐는 분석이다.
▶ 캐나다 주택구입능력지수 10년 내 최고치 = 캐나다 중앙은행이 발표한 2021년 2분기 HAI는 36.3%로 지난 1분기 34.7%에 비해 1.6%p나 증가했다. 이 말은 한 달에 평균 5182달러 정도의 생활비를 쓰는 4인 가구 가족의 경우 평균적으로 생활비의 36.3%인 1,881달러를 모기지 원리금 상환에 사용하고 있다는 뜻이다.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 3월께 캐나다 중앙은행이 이자율을 사상 최저치인 0.25%로 낮추면서 30%까지 떨어졌던 HAI는 이후 캐나다 전역에서 주택가격이 급등하면서 따라 올라 어느새 팬데믹 시작 당시에 비해 6.3%p나 오른 셈이다. 바꿔 말하면 가구당 한 달 평균 모기지 원리금 상환 비용이 326.5달러 정도 늘었다고 할 수 있다.
36.3%라는 높은 HAI는 지난 2011년 이래 10년 중 최대치다. HAI가 발표되기 시작한 이래로 살펴봐도 오직 2007년 3분기부터 2008년 1분기까지 딱 3분기만 이보다 높았다. 당시 정책금융 이자율은 4.25%로 현재에 비해 약 17배나 높았다.
▶ 집값 천정에 닿았나? = 캐나다 전역의 부동산 시장은 팬데믹 이전에도 점진적인 가격 상승과 함께 상승장을 이어왔다. 게다가 팬데믹이 시작되면서 경제 활성화를 위해 캐나다 중앙은행이 이자율을 낮추면서 불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낮은 이자율 덕에 사람들은 더 쉽게 돈을 빌리게 됐고, 팬데믹에 의해 집에 머물러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더 큰 집에 대한 수요도 함께 늘었다. 거기에 건축자재 전반에 대한 수요 증가와 운송지연에 따른 공급 부족도 겹치면서 캐나다 부동산 시장은 고공행진을 계속했다. 그 결과 이제는 낮은 이자율에도 불구하고 원금 자체가 커지면서 원리금 상환의 부담이 늘어난 것이다.
이는 캐나다 부동산 시장이 천정에 닿은 것이라 해석될 수도 있다. 집값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 부동산 시장의 수요가 줄어들고, 현재의 수요 주도형 집값 상승 랠리가 멈출 수 있다는 것이다. 거기에 캐나다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캐나다 중앙은행이 이자율을 올리게 되면 원리금 상환 부담이 더욱 커져 부동산 시장이 더 빠르게 하향세로 돌아설 수 있다.
▶ 캘거리 주택시장 활황장은 끝났지만 아직도 활발해 = 최근 캘거리 부동산 위원회(Calgary Real Estate Board : CREB)가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여름 동안의 활황장은 끝났지만 아직도 주택시장의 활발한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9월 캘거리 지역에선 2,162개의 주택이 판매됐으며 평균적인 거래 가격은 45만7,900달러 수준이었다. 이는 지난 2020년에 비해 판매량은 26.7%, 가격은 8.6% 정도 오른 것이다. 단독주택의 평균 매매 가격은 53만7500달러 정도였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캘거리 주택 시장에는 토론토나 밴쿠버 등 알버타 주 외부에서 매물을 찾으러 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수요 증가와 공급 증가가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
디스타임 김재현 리포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