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ffee 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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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가을이 되면

낙엽에 관한 글을 써왔다.

이효석 문인의 ‘낙엽을 태우면서’,

‘노오란 낙엽’, ‘낙엽 타는 냄새’ 등

또한, 가요와 샹송도 떠오르는데 차중락,

패티킴이 부른 ‘낙엽 따라 가버린 사랑’,

박인희의 ‘세월이 가면’, 이브 몽탕의 ‘고엽’ 등

 

오늘은 조선 전기 생육신의 한 사람

김시습이 쓴 고전 시 ‘낙엽’을 읽어 본다.

 

떨어지는 잎이라고 쓸지 말게나

맑은 밤에 구르는 소리 듣기 좋으니

바람 불면 우수수 소리를 내고

달이 뜨면 그림자가 어지러워라

창 두드려 나그네 꿈을 깨우고

섬돌에 쌓여 이끼 무늬를 지우네

비처럼 떨어지는 잎 어쩔 수 없어

빈산이 한껏 야위어 가네

 

시 본문 중

흩날리는 낙엽이

창을 두드리는 모습을 그리며

마음을 일깨운다.

 

마당에 뒹구는 낙엽은

스치는 바람에도 몸을 들썩여

말라버린 잎들이 가엾어 보이기도 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사색에 잠긴 나는 고요를 음미하며

몇 주 전 책갈피에 끼워 두었던

낙엽을 꺼내 본다.

 

발행인 조광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