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의 향기

판소리 이야기 4 – 춘향가

판소리는 줄거리가 있는 긴 이야기를 노래로 부르는 것이다. 따라서 어떤 이야기를 노래로 만들어 부르느냐에 따라 그 느낌이나 재미가 달라지는데 현재 전해지고 있는 판소리는 다섯마당, 즉 다섯 가지 종류의 판소리 중, 아마도 가장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는 것이 춘향가가 아닌가 싶다.

 

판소리 춘향가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춘향의 이야기를 판소리로 짠 것으로 남원부사의 아들 이몽룡이 퇴기(退妓) 월매의 딸 춘향과 사랑을 하다 헤어지고, 춘향은 신임 사또의 수청을 거절하다가 옥에 갇히게 되지만 암행어사가 된 이몽룡이 어사출도를 하여 춘향을 구하고 변사또를 벌 준다는 권선징악의 교훈이 담긴 해피엔딩의 이야기이다. 또한 춘향의 이야기를 통해 양반에 대한 저항정신을 표현하고 있으며 예술성이 높은 소리로 꼽히기도 한다

 

춘향의 이야기가 언제부터 판소리의 소재가 됐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영조 때의 사람인 유진한이 쓴 <만화집>이라는 책에 한문시로 된 춘향가 사설이 있고, 순조 때의 문인인 송만재의 ‘관우회’라는 글에 춘향가를 판소리 열두마당 가운데 하나로 꼽고 있는 것으로 봐서, 적어도 숙종 무렵에 춘향가를 판소리로 부르기 시작했을 것으로 추측하곤 한다.

 

춘향가는 화평한 장면, 슬픈 장면, 위풍당당한 장면, 우스운 장면이 고루 나뉘어 있고 진지한 대목과 우스운 대목이 고루 짜여 있다. 음악 또한 이와 같은 사설의 내용에 따라서 장단과 조가 변화 있고 고르게 짜여 있을 뿐 아니라 많은 명창들이 대목마다 이름난 더늠(명창들이 만들어서 더 넣어 놓은 소리)을 많이 남겨놓고 있어서 음악적으로도 잘 짜여진 작품으로 꼽힌다. 따라서 춘향가는 사설의 문학성이나 소리의 음악성으로 보아 가장 예술성이 높다고 할 수 있으며 판소리 다섯마당 중에서 가장 긴 소리로, 짧게는 5시간, 길게는 8시간이 걸리는데 처음부터 이렇게 길게 부른 것은 아니라 오랜 세월 동안 명창들이 자신의 가락이나 사설을 새로 짜서 덧붙이면서 오늘과 같은 소리가 된 것이다.

 

<춘향가>에서 이름난 소리대목은 ‘적성가(이도령이 남원 광한루에서 부르는 노래)를 비롯해서 이도령이 글공부를 하다가 춘향을 생각하는 대목인 ‘천자(千字)뒤풀이’, 이도령과 춘향이 함께 부르는 사랑노래인 ‘사랑가’, 춘향이 서울로 떠나는 이도령과 이별하는 대목인 ‘이별가’, 신관 사또인 변학도가 남원으로 부임하는 대목인 ‘신연맞이’대목이 있고 부임한 변사또가 기생들의 출석을 부르는 대목인 ‘기생점고’와 춘향이 옥에 갇혀 이도령을 그리워하며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며 부르는 슬픈 대목인 ‘옥중가’, 어사가 된 이도령이 남원으로 가는 길에 남원이 보이는 박석고개에서 부르는 노래인 ‘박석틔’, 남원으로 돌아온 어사또가 장모인 월매를 만나는 대목인 ‘어사와 장모’, 그리고 이도령이 암행어사 출도를 외치며 변사또를 벌주는 대목인 ‘어사출도’가 유명하다.

 

박근희(국악칼럼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