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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시국 연말연시 여행, 가도 되는 거 맞아? 불분명한 방침에 사람들만 오락가락

캘거리에 살고 있는 이 모(여•40) 씨는 연말을 맞아 한국에 있는 부모님을 만나러 갈 계획을 세웠다. 11월에 이미 항공권 예약까지 마쳤지만 갑작스런 오미크론 변이 소식에 갈팡질팡 하다 결국 위약금을 물고 항공권을 취소하는 수밖에 없었다. 당장은 자가격리 외엔 다른 제한조치가 없지만 앞으로 어떻게 바뀔지 알 수 없다는 공포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여행을 금지한 것도 아닌지라 위약금을 낼 수 밖에 없는 상횡 이었다. 이 씨는 “정부에서 명확한 방침을 알려줘야 그에 맞춰 계획을 짜고 움직일 텐데 그 런게 없어 너무 불확실하기만하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 해외여행 관련 공식적인 입장 부재 = 한 동안 잠잠해지며 일상으로 돌아가던 코로나-19 시국이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등장으로 다시 한번 요동치고 있다. 특히 연말연시를 맞아 여행을 준비하던 사람들에게 있어 모호한 정부의 여행 관련 지침이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까지 정부는 해외여행에 대해 공식적으로 자제를 당부하고 있진 않지만, 일단 여행을 떠난 뒤 귀국하려는 시점에 갑자기 국경을 닫아버린다거나 할 수 있다는 걱정 때문에 여행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크리스마스 모임을 자제하라는 보건 당국의 메시지와 상충되는 주정부의 규제 완화 시사도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여행보험전문회사 사장인 마티 파이어스톤(Marty Firestone)은 캐네디언 프레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해외여행과 관련된 혼란이 점점 가중되고 있다”며 “사람들은 자신들이 귀국할 때 음성확인서만 제출하면 될지, 아니면 공항에서 검사를 받고 통과하면 될지, 아니면 가가격리까지 하게 될 것인지 확신하지 못해 매일같이 문의 전화를 해오고 있다”며 “많은 고객들이 여행을 취소하거나, 아직 별다른 규제가 없는 미국을 통한 육로 귀국 등으로 우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캐나다 항공운수협회의 CEO 존 맥캔나(John McKenna) 역시 “연말연시 성수기를 앞두고 캐나다 교통국과 협조하고 있지만, 그들조차도 아직 답을 알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많은 캐나다인들이 해외여행을 앞두고 관련된 연방정부의 입장을 분명히 밝혀주길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 주정부 “크리스마스 맞아 규제 완화”, 전문가 “모임 축소” = 또 다른 엇박자는 크리스마스 여행을 두고 벌어지는 방역당국과 주정부 간의 엇박자다. 제이슨 케니 주 수상은 지난 금요일,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실내 모임을 완화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나는 세 가구에서 오는, 백신 접종을 완료한 다른 세 사람과 네 명이서 모임을 가질 계획이다. 하지만 현재의 규제 하에선 이 같은 모임을 가질 수 없다”며 크리스마스 가족 모임을 위해 실내 모임 규제를 완화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이와 관련 “상식적이고 완만한 규제 완화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연방 보건 당국은 크리스마스 모임 및 해외여행을 자제할 것을 경고했다. 쟝-이브 듀클로 연방 보건부 장관은 “해외 여행을 나갈 경우 공항에서 지연될 경우나 자가격리를 대비한 계획 등을 미리 세워둬야 한다”며 “급변하는 상황에 맞춰 우리의 계획 및 행동을 수정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경고했다.

 

알버타 대학의 라이노라 색싱어(Lynora Saxinger)박사도 “많은 사람들이 방역 규제에 지긋지긋해하고 있고, 규제를 따르라고 설득하기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지만 우린 아직도 모임의 규모를 될 수 있는 한 작게 유지해야 한다”며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 아직 풀리지 않은 의문점들이 많이 남아 있는 만큼, 어린아이 등 아직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들과 만날 땐 될 수 있는 한 야외에서 이뤄지는 코코아 마시기 모임 같은 형태로 구성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디스타임 김재현 리포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