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ffee Time
내둥 따뜻하다가 시눅이 가버리니
들이닥친 추위가 살을 에는 듯이 춥고
마음마저 시리다.
옛날 서울 종로에 살 때
아버지 심부름 중 하나가
막걸리 한 주전자 받아오는 것이었다.
다른 심부름은 아무 생각 없이 했지만
어둠이 깔리는 저녁 막걸리 심부름은
발걸음도 가볍게 다녀왔다.
그 이유는 빈대떡과 완자 때문이다.
음식이 귀하던 그시절
다진 고기에 달걀 입힌 음식은
특별한 날만 먹을 수 있었다.
고기를 다져 동그랗게 만들어 달걀을 입힌 완자는
참 맛있었다.
지금은 주로 동그랑땡이라고도 한다.
입맛이 변해서인지
녹두가 많이 들어간 빈대떡은 그나마 옛 맛을 느낄 수 있지만,
완자는 왠지 옛날에 먹을 때 느꼈던
그 맛은 좀처럼 되살아나지 않는다.
간혹 한인 단체에서 바자를 하면 빈대떡은 빠짐없이 사 온다.
만약 완자도 판매했다면 먼저 집었을 것이다.
며칠 전 마트에서 빈대떡과 생선전을 사다가
프라이팬에 지져서 먹었다.
무쇠 솥뚜껑에 돼지비계로 지지진 않았어도
녹두 맛이 어우러져 맛있게 먹었다.
저녁이 되니 밖이 더욱더 쌀쌀해 진다.
누런 막걸리 주전자와 완자도 추억 속에 남지만
잔 기울이시던 아버지 모습이 떠올라
마음 한편 시리어 온다.
발행인 조광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