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ffee Time
봄이 다가오면 떠오르는 몇 가지 중에 봄 노래가 있다.
이은상 작시, 박태준 작곡 ‘동무 생각’이다.
이 곡의 배경은 붉은 돌담과 붉은 담을 휘감은
푸른 담쟁이 넝쿨이라는 뜻을 담은
대구 동산동의 ‘청라언덕’이고 내용은 학창 시절
가슴속에 새겨진 ‘여고생에 대한 그리움’이다.
이은상 시인과 박태준 작곡가는 마산 창신학교에서
함께 교사로 지내고 있었다.
노산 이은상은 기러기, 오빠 생각, 새 나라의 어린이 등을
작곡한 박태준의 동요를 좋아했다.
하루는 둘이 노비산 언덕에 앉아서 이런저런 대화를 하던 중
태준의 첫사랑 이야기가 전개된다.
푸른 담쟁이 언덕이 보이는 교회당 오르간 위에 놓인
자두 두 알에 얽힌 사연.
이야기를 들은 은상은 갑자기 생각이 난 듯
수첩을 꺼내 무언가 끄적이기 시작했다.
“봄의 교향악이 울려 퍼지는 청라언덕 위에 백합 필 적에
…
청라 언덕과 같은 내 맘에 백합 같은 내 동무야
네가 내게서 피어날 적에 모든 슬픔이 사라진다.
…”
이 글을 읽고 눈시울이 붉어진 태준에게
소녀의 검은 눈썹과 그 눈썹 아래 싱그럽던 소녀의 미소가
태준의 뺨을 조용히 만지고 지나갔다.
이 가사에 곡을 붙여 탄생한 것이 ‘동무 생각’이다.
늦은 이 시간 가까운 친구로부터 친구에 대한 글이 전해졌다.
마음이 통했는지 참 반가웠다.
발행인 조광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