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의 향기

아랑의 사연이 담긴 아리랑 “밀양 아리랑”

조선시대, 경상남도 밀양의 부사에게는 ‘아랑’이라는 딸이 있었는데 무남독녀였던 아랑은 아름다운 외모에 착한 성품, 뛰어난 재주를 지니고 있어서 많은 이들이 그녀를 부러워하고 사모했다. 관아에서 일을 하던 한 젊은이 또한 아랑을 너무 사랑해서 아랑의 유모를 돈으로 매수해 영남루로 아랑을 불러내고 사랑을 고백 하지만 아랑은 그의 사랑을 받아주지 않고 사나이를 꾸짖었고 당황한 젊은이의 연정은 증오로 변해 아랑을 살해하고 결국 아랑의 시신을 산 속에 숨긴다.

세월이 흘러도 딸의 행방을 알 수 없어 슬퍼하던 아랑의 아버지는 어쩔 수 없이 서울로 떠나게 되고 밀양에는 새로운 부사들이 부임을 하는데, 부임 첫날밤, 원인도 모르게 부사들이 급사를 하는 괴이한 일이 생긴다. 그러던 어느 날, 용기 있는 신임 부사 앞에 피투성이가 된 처녀가 나타나는데 그 처녀가 바로 ‘아랑’이었다. 아랑은 자신의 억울한 사연을 말한 뒤, 나비가 되어 자기를 죽인 사나이의 머리에 앉겠다고 말하고 다음날 사또가 관아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모두 모아놓자 정말 나비 한 마리가 나타나서 아랑을 죽인 사람의 머리 위에 앉고, 모든 사실이 밝혀진다. 그 후 사람들은 아랑을 위해 사당을 짓고 아랑의 정절을 기리기 위해 해마다 제향을 올리고 있는데 그 사당이 바로 ‘아랑각’이다.

이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노래가 바로 ‘밀양아리랑’이다.  그런데 밀양아리랑은 보통의 아리랑과는 다르게 경쾌하고 활기찬 느낌이 든다. 슬픈 아랑의 사연을 이렇게 활기찬 가락에 얹어 부를 수 있는 것, 이것 또한 아리랑의 특징이요 슬픔을 밝게 풀어가려 했던 우리민요의 멋이 아닐까?  한(恨)은 흥(興)이 되고, 한숨은 노래가 되는……

 

박근희(국악 칼럼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