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ffee Time

Coffee Time

겨우내 몸과 마음이 너무 움츠러든 것 같아
뒷마당에서 장작을 지폈다.
타는 장작불을 보면서 나무 타는 냄새를 맡으면
지친 몸과 허전한 마음이 어느 정도 가라앉기 때문이다.
차가운 바람이 뺨을 스치고 지나가니 왠지 외로움이 밀려왔다.

지금 나는 제대로 된 삶을 살고 있는지,
나를 인정해 주는 사람은 과연 있는지,
내가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은 있는지,
나의 마음을 속 시원히 터놓고 이야기할 친구는 있는지….

얼마 전 별세한 이어령 교수가
‘마지막 수업’에서 남긴 말이 있다.

“내게는 친구가 없다. 그래서 내 삶은 실패했다.
혼자서 나의 그림자만 보고 달려왔던 삶이다.
동행자 없이 숨 가쁘게 여기까지 달려왔다.
더러는 동행자가 있다고 생각했지만,
나중에 보니 경쟁자였다.”

아무리 생업이 바쁘더라도 특별한 이유가 아니더라도
나이, 성별, 지연에 관계없이
만남의 자리를 계획해 보아야겠다.

혼자 외로이 앉아서 타는 장작불을 바라보니
아무런 이야기라도 함께 나눌 친구가 그리워진다.
핸드폰을 꺼내 자판을 눌러본다.

 

발행인 조광수